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대형 손해보험사와 온라인 전업사의 합병과정에서 영업인력 일부가 경쟁사로 이동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인력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회사들로 이직을 했는데, 갑작스런 돌발변수가 발생해 울상을 짓고 있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하이카다이렉트가 합쳐지면서 자동차 다이렉트 영업조직 일부가 KB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으로 이직했다. KB손보가 KB금융 자회사로 되면서 영업조직 재정비에 나섰는데, 현대하이카다이렉트 합병 시기와 맞물리면서 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현대해상 하이카다이렉트는 지난달 하나의 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자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가 지난 10년 동안 적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거액의 자금을 투입해왔던 현대해상이 다시 품에 끌어안기로 결정한 것. 지난 5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고, 두달 간의 합병작업을 거쳤다.
합병작업으로 술렁이는 하이카다이렉트의 분위기를 틈타 경쟁사인 다른 손보사가 영업조직 스카우트에 나섰다. 특히, KB금융그룹으로 편입 이슈가 있던 KB손보가 하이카다이렉트 출신의 영입을 통해 영업조직 충원에 나섰고, 롯데손보 또한 상위사인 현대해상의 영업조직의 이동을 반겼다.
현대해상 하이카다이렉트 관계자는 “원래 TM조직은 이동이 잦아 매월 10~15명은 떠나고, 새롭게 충원되기도 하는데 지난 몇 달 간 많은 이동이 있었다”면서 “하이카다이렉트 합병을 준비할 때 TMR들 중 조금 더 좋은 대우를 해준다는 말에 일부 인력이 KB와 롯데로 이동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B손보는 KB금융그룹으로 편입되기 전인 지난 봄부터 TM(텔레마케팅)조직 재정비에 착수했다. 영업 전반적인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특히 점유율에서 다소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자동차 다이렉트 부문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김병헌 사장이 계속해서 수장을 맡게 된 KB손보는 기존의 영업 전략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KB손보 관계자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외부 인력 영입을 선택했다”며 “다만, 최근 TM조직에서 일부 충원된 것은 맞지만 대거 영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 롯데손보도 인력충원에 나섰다. 특히, 현대해상하이카다이렉트 영업조직을 끌어들이기 위해 나은 조건을 내세웠다. 이에 합병으로 인해 조직 추스리기에 소홀했던 틈을 타 일부 영업조직은 하위사인 롯데손보로 옮겨갔다.
그런데, 최근 롯데손해보험과 이직한 인력들이 다소 난감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롯데그룹 형제간의 다툼으로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게 된 것이 원인. 이직한 사람들은 영업이 안 돼 울상을 짓고 있고 회사는 회사대로 텔레마케터들을 달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롯데로 이직한)TMR들 사이에서 '두 달 후에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면 회사를 옮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푸념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한편, 현대해상 하이카다이렉트와 롯데손보의 영업조직 규모는 400명 내외로 비슷하다. 반면 KB손보의 경우는 200명 내외로 나머지 두 회사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