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월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다. 손해보험업계 5위사인 메리츠화재가 6위인 한화손보에 처음으로 추월을 허용한 것. 자동차보험 중위권 보험사들이지만, 순위 변동에는 의미가 담겨 있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가 자동차보험에서 거둬들인 보험료(거수보험료 기준)는 각각 598억원과 608억원으로 한화손보가 메리츠화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한화손보로선 자보 매출에서 메리츠를 넘긴 첫 사례다.
그동안 메리츠화재는 손보사 중 5위권사로 자동차보험 점유율(5%내외)에서도 5위권을 유지해 왔다. 한화손보와는 월 평균 10억원 이상 매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한화손보와 격차가 좁아지면서 지난 11월 실적에서 추월 당했다.
실제로 올 하반기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월 매출 증가폭은 메리츠보다 컸다. 지난 8월 매출은 549억원을 기록했고, 9월에는 589억원에 이어 10월 653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8월에 565억원에서 9월 595억원을 기록, 10월에는 65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메리츠화재가 10월까지 매출에서는 한화보다 근소하게 앞섰지만, 11월에는 한화가 메리츠화재보다 10억원 가량 매출을 더 올리면서 월별 실적 순위가 뒤바뀌었다. 한화손보는 12월 매출에서도 메리츠를 앞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메리츠화재가 한화보다 월 10억원 이상 매출 차이를 보여왔다”며 “3분기를 기점으로 격차가 조금씩 좁혀지기 시작하더니 11월에는 매출이 메리츠보다 처음으로 높게 나왔고 12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차원에서 새로운 영업전략을 썼거나 하는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기존처럼 영업전략을 구사했는데, 10월 매출에서 격차가 얼마 안나 내부적으로 11월에 추월할 수도 있겠다는 예상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순위 변동은 메리츠화재의 경영 전략의 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지난 9월 자동차보험 담당 임원과 부서장 등을 전원 교체하고, 중형사 중에선 가장 먼저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는 등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손해율관리에 적극 나서면서 수익성 강화에 좀 더 중점을 뒀다는 의견이 많다. 예컨대, 갱신 고객 중 사고가 잦아 손해율이 높은 고객의 보험료를 많이 올리거나 공동인수하는 방식으로 손해율 관리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언더라이팅 과정에서 이른바 ‘불량 물건’이 우회적으로 빠지게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우량고객이 빠졌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와 매출순위가 변동됐을 정도면 손해율이 높은 고객뿐만 아니라 양호한 고객까지 같이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자보는 다른 상품을 팔기 위한 미끼상품인데, 다른 영업에도 서서히 영향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보의 매출 순위변동은 큰 이슈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자보 점유율이 전체에서 5% 내외로 월 매출 보험료 변동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이번 변동도 메리츠 줄은 매출이 반사이익으로 한화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자보 언더라이팅 정책은 그 전과 바뀐 것이 없다”며 “자보 전략은 기존대로 수익성 위주로 가면서 내년 출시 될 CM(Cyber Marketing)상품을 위주로 차츰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