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IFRS4 2단계 관련 기준서가 확정되지 않아 이를 핑계로 준비가 어렵다는 보험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21일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IFRS4 2단계 도입과 대응 콘퍼런스에서 “현재 기준서 논의가 거의 끝나 보험사에서 IFRS4 2단계를 준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를 핑계로 준비가 늦어지는 보험사는 빨리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2020년에 도입될 IFRS4 2단계를 대응하기 위해선 각 보험사에서 자본을 늘리는 것이 가장 큰 이슈로 꼽힌다. 현재 IFRS4 1단계에서는 보험부채(보험금을 계약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보험사가 쌓는 책임준비금) 평가가 원가로 이뤄지지만 앞으로는 보험부채을 시가로 반영하게 된다.
보험업계가 2020년까지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자금규모는 2014년 기준, 약 4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과거 7~10%대 확정금리 저축성 보험상품을 많이 팔았던 생보사의 경우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 11곳의 보험사에서 자본 늘리기에 나섰다.
이에 금감원은 자본확충 계획이 지지부진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IFRS4 2단계 계획이행에 대해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서 수석부원장은 “보험사에서 IFRS4 2단계 도입 준비가 늦은 보험사 중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을 중심으로 향후 자본확충 이행계획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조만간 IFRS4 2단계를 반영한 감독회계 기준을 마련해 업계가 이를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서 수석부원장은 “(보험사)건전성에 착시현장이 나지 않도록 감독원의 리스크 측정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정가치 평가나 시나리오방식 등을 통해 신지급여력제도 등 중장기로드맵을 내년 중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수석부원장은 IFRS4 2단계 도입준비를 줄탁동시(啐啄同時, 닭이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병아리는 껍찔안에서 쪼고, 어미닭은 밖에서 동시에 쪼아 알을 깨뜨리는 것)의 사자성어에 비유했다.
그는 “IFRS4 2단계 도입준비를 위해서 감독원, 업계, 학계 등이 같이 노력하면 된다”며 “이번 콘퍼런스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해법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에는 IFRS4 2단계 도입과 관련 학계의 발표가 이어졌다. 정도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유럽의 경우 감독회계를 도입하기 위해 무려 5번의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며 “우리나라도 솔벤시 2를 벤치마킹하는 등 순차적인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신병오 안진회계법인 상무는 “현재 우리나라 보험사의 상품은 보험사가 리스크를 부담하는 담보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IFRS4 2단계 도입을 위해선 보험사 부담이 큰 금리연동형 상품을 줄이고, 자산운용 방식도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