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지난해 연말부터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속속 온라인전용(CM, Cyber Marketing) 자동차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화재가 유일하게 자동차보험 CM채널 상품을 판매해 왔는데, 지난해 1사 3가격제가 허용돼 손해보험사 4곳에서 연달아 CM채널을 출범한 것.
CM채널은 설계사 모집수당을 비롯해 고정비가 줄어 수익성도 양호한 편이다. 갱쟁사보다 더 저렴한 보험료를 무기로 우량고객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객 유입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롯데손해보험을 시작으로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이 온라인전용 자동차보험을 출범했다. 이들 보험사는 기존 채널보다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17%까지 내렸고, 우량고객 선점을 위한 각종 특약할인 경쟁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보험가입자는 기존보다 저렴한 보험료를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특히 출퇴근용으로차량을 이용하거나 주말 레저용으로만 이용하는 고객은 현재보다 더 싼 가격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보험사도 고객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TM채널보다 최대 5%가량 저렴한 보험료에 마일리지 특약할인까지 더해 우량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자동차보험 CM시장에 자리를 잡은 삼성화재도 지난 1일부터 15%에서 최대 17%까지 할인폭을 늘리면서 할인경쟁에 가세했다.
각 사는 우선 자사고객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M채널로 유입되는 고객 중 상당수가 기존 TM채널 가입자라는 점에서 집중공략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업계에서는 TM 가입자 수가 많은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타사에서도 공략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유 고객에 따라서 다르지만 기존 TM채널 고객은 보통 온라인을 거쳐 전화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CM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유고객이 많은 회사의 경우 자사 CM으로 이동하는 과정 중에 타사로 빠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손해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CM채널에서 경쟁상대가 없고, 고객에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어 우량고객을 확보하는 데 용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율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지만, 보험료도 올라가기 때문에 수익면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제 막 온라인전용 상품을 출시한 보험사들의 상황은 다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온라인 자보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방안은 크게 ▲사업비 절감 ▲우량고객 선점 ▲적정 수준의 자동차보험 MS(점유율) 유지 등으로 나뉘는데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우량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처음엔 낮은 가격으로 우량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겠지만, 보험사별 경쟁이 심화되다보면 우량고객만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각자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 기존 오프라인 고객도 인수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적정 MS를 유지하지 못하면 장기보장성보험 판매를 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없다”며 “회사 전체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CM채널에서 MS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