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정석규 기자ㅣ"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트리거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 알 수 없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일 오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시장 전문가들과 만나 현 시장 상황을 진단하고 하반기 주요 잠재 리스크인 물가·금리 상승·증시 안정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 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미증유의 퍼펙트스톰이 점점 다가오는 모습이고, 어쩌면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른다"며 "금감원은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에 대비해 위기 대응능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원장은 금감원의 위기 대응 준비 상황에 대해 "금융회사의 유동성 확보를 독려하는 한편, 개별 금융사의 위기가 금융시스템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기 발생 시 조기 안정화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도 준비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 및 자산 가격 조정 등에 따른 건전성 악화에도 대비해 금융사가 충분한 충당금을 쌓도록 충격 흡수 능력을 제고하고 있다"고 알렸습니다.
이 원장은 "어느 곳을 주시하고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솔직한 판단과 제안을 듣고 싶다"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공급망 불안에 따른 원자재·곡물 중심의 물가 상승 ▲글로벌 금리 인상 ▲성장 둔화 및 침체 가능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장 불안정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수요와 공급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여서 통화 긴축만으로 억제하기는 어렵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증가했고, 우리나라는 민간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만큼 금리 상승이 경제 주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는 우리나라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의 주요 리스크로 '국제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수출·기업실적 불확실성'을 지목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대외지급 능력 등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실적 등으로 볼 때 증시의 하방 지지선이 견고하고 국가 신용도 대비 금리 경쟁력·유입자금 성격 등을 고려하면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발생해도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성장 둔화와 자산 가격 조정은 불가피한 안정화 비용이다"며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안정과 통화정책 신뢰성 제고라는 편익이 더 크다"고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통화 정상화 과정에서 이자 비용 부담 등이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금융안정을 해칠 정도로 크진 않을 것이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원장은 "잠재 리스크 포착을 위해 앞으로도 소통을 확대할 것이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을 감독 업무에 반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