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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칼럼

[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현실을 더 만족스럽게 살기 위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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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21, 2022, 08:08:34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손에 들어오기 전, TV가 집에서 유일한 영상 매체였을 때가 있었다. 그 당시 공영방송인 KBS의 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바로 '가족'이다. 어느 집이든지 텔레비전이 있는 곳은 가족이 모두 모이는 공간이었다. 가족이 TV 앞에 모여 드라마를 보면서 즐거워했고 그 모습이 또 화목한 가족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각자의 공간에서 영상을 보는 MZ세대에게는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는 것이 낯설 것 같다. 그만큼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도 낯설 것 같다. 게다가 계절상 스릴러나 공포물이 넘쳐나는 시기이다. 그 와중에 KBS 수목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극본 조령수, 연출 김용완)은 MZ세대에게 낯선 죽음과 가족 이야기를 한다.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을 보면 넷플리스적인 감각적인 재미를 느낄 수는 없지만 한 순간 마음의 울림과 힐링을 준다. 인간의 행복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 호스피스 병원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지는 이야기라 그렇다.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고 싶어...”

 

KBS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시한부 환자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네덜란드 앰뷸런스 소원 재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보통 사람들이 바다를 보고 싶으면 가서 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곧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서는 그 소원을 들어주려고 힘을 합치는 호스피스 병원의 어벤져스와 같은 팀지니(강태식(성동일 분), 서연주(최수영 분), 염순자(양희경 분), 최덕자(길해연 분), 황차용(유순웅 분), 유서진(전채은 분))가 있어서 가능해진다.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의 호스피스 병원의 간호사 서연주(최수영 분)는 간호사로서 환자의 치료보다는 오히려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려고 동분서주한다. ‘소원을 말해봐’라고 노래를 부르던 소녀(‘소녀시대’의 수영)가 성숙한 어른이 되어 시한부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흐뭇하다. 몸과 마음이 어른이어야지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고 이루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어른들이 모인 팀지니는 알라딘의 요술램프 속 지니처럼 호스피스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준다.

 

시한부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은 MZ세대들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작성하는 버킷리스트와 사뭇 다르다. 어찌 보면 버킷리스트에는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담겨진다. 가령, 버킷리스트에 돈을 많이 벌어서 스포츠카를 사겠다고 작성하는 것과 같다. 그러한 모습을 몇 억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쓰는 윤겨례(지창욱 분)가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서 죽음을 앞 둔 사람들의 마지막 소원은 참 소박하다. 그리고 마지막 소원은 대부분 가족과 관련된다. 실제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가족을 떠올리며 더 사랑하지 못했음을 후회한다고 한다.

 

MZ세대도 살아오면서 가족이나 친구는 아니어도 친구의 친구 또는 지인이 죽은 경험은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SNS 상에서 관계 맺기를 하던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경험이라도 있을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죽음은 우리 삶과 매우 가까이 있다. 죽음을 단지 늙어서 죽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MZ세대의 삶과는 매우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죽음은 찾기 어렵지 않다. 내 말이 의심스러우면 대학병원에 가 봐라. 아이부터 노인까지 죽음을 가까이 두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이 입에조차 담기 부담되고 무서워서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삶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면 사람들은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 그러다 보면 너무 안타깝게도 자살로 자신의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윤겨례(지창욱 분)가 자살하려는 순간 팀지니의 반장인 강태식(성동일 분)이 윤겨레를 죽음으로부터 끌어낸다. 그렇게 살아난 윤겨레는 자살하려는 여자에게 화를 내어 살리기도 한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에게 말한다.

 

"할아버지, 안 무서워요? 죽는 거요. 나는 솔직히 좀 무섭더라고요. 근데요, 사는 건 더 무서워요 어떡하죠?"

 

MZ세대인 윤겨레(지창욱 분)는 죽음이 무섭지만 삶이 더 무섭다고 한다. 현실의 MZ세대들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다. 윤겨레가 몇 억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가장 비싼 호텔에서 숙박하고 외제차를 사서 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윤겨레가 느끼는 순간적이고 감각적인 쾌락은 보이는데 전반적으로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다. 그러다가 스포츠카를 타고 몇 억을 들고 다니던 윤겨레는 자살하려고 한다. 자살에 실패한 윤겨레는 실제 죽어가는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죽음보다 더 무섭다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자신만을 향하던 시선을 타인에게 돌리면서 연민이 생기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 것이다.

 

윤겨레(지창욱 분)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음 앞에서 삶을 진솔하게 마주하면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MZ세대들이 의식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고 느껴보는 것이 현실의 삶을 더 만족스럽게 사는 방법일 수 있다.

 

그렇다고 진짜 죽어보라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다. 가을은 독서와 사색의 계절이다. 의사이자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책 ‘인생수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죽고 싶은 마음도 계절이 변하듯이 살고 싶은 마음으로 반드시 변할 수 있다. 상담실에서 죽고 싶은 마음을 많이 경험하는 심리상담사로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러니 변화의 시간 동안 자신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가족을 넘어 타인을 사랑하는 활동을 하면서 지내보기를 바란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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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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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ESG’ 흐름 대두…기업의 대응 전략은?

‘안티 ESG’ 흐름 대두…기업의 대응 전략은?

2025.02.28 13:07:05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미국 등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최근의 '안티 ESG(AntI-ESG)'가 석탄 등 화석연료 산업과 일부 정치 세력이 전략적으로 조성한 흐름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 전략의 일부로 ESG를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글로벌 안티 ESG 흐름과 국내 기업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 ESG 흐름이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변화하는 국제적인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인플루언스맵 이세진 한국팀 매니저는 "미국의 안티 ESG 흐름은 ESG 규제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우려한 화석연료 기업 및 산업협회들이 반대 담론을 적극적으로 주도한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매니저는 화석연료 산업은 안티 ESG흐름의 핵심에 있으며, 실제로 아치콜(ArchCoal), 머레이 에너지(Murray Energy Corporation), 석탄 채굴 기업인 ARLP(Alliance Resource Partners. L.P.) 등 미국의 석탄 회사 및 협회들이 안티 ESG 법안인 모델 ESG법안(Model ESG Bills) 초안을 작성하였고, SFOF, 택사스 공공정책 재단(Texas Public Policy Foundation) 등 우익 싱크탱크들이 이와 관련한 메시지와 아젠다를 주류 기업 그룹에 전달하는 등 전략적으로 조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모리슨 포스터(Morrison Foerster)의 크랙 디 마틴 공동대표는 "지난해부터 미국에서는 ESG 및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가 상당한 도전에 직면했으며, 그 영향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크랙 디 마틴 공동대표는 "유럽은 지속적으로 ESG 관련 투명성과 규제 준수를 강화하며 글로벌 ESG 기준을 주도하고 있다"며 "ESG 규제 환경이 각국에서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차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 내 ESG 관련 소송 및 법적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소비자 집단소송 및 증권 소송과 관련된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기업들이 ESG를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니라 기업 전략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장기적인 성장 전략과 연계해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조영준 원장은 기업의 현실적인 관점에서 ESG 규제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기업들이 공시 및 규제 부담을 느끼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글로벌 기업들의 ESG 기조는 큰 틀에서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 원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ESG 규제는 풀어도 글로벌 ESG 채권 등 ESG 투자 및 주요국(미국, 한국, 중국, 유럽, 일본)의 기후변화 완화 기술개발 등 ESG 트렌트는 지속되고 있고, 애플, 테슬라, BMW, MS 등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관리에 대한 요구도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조 원장은 "현재는 과열된 ESG 시장에서의 숨 고르기 시간으로 ESG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은 기존 ESG 전략을 점검하거나 일부를 수정할 필요는 있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ESG 투자는 우선 순위를 비용 대비 효과 분석 후 투자하고, 탄소세•ESG 공급망 실사 등 임박한 ESG 규제에 맞추어 우선 순위를 정하는 유연한 대응, 이해관계자 확대에 따라 기업 브랜드 이미지 및 수익성을 적절히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정권이 바꾼다고 실존하는 기업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은 오히려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 고객사의 마케팅 및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공급망 저탄소화는 유리하는 점, 고객사의 입장에서 보면 ESG 요구 지속이 가격협상에서도 유리하다는 점에서 ESG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내 상황에 관련해 김 수석연구원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지난 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ESG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일부 차이는 존재하지만 ESG 정보공개 의무화, 지속가능 금융 액션 플랜 마련 등 주요 정책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ESG를 정치적 이슈로 바라보기보다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양춘승 상임이사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ESG 흐름을 주목하고 변화를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제하며 "ESG는 단순 유행이 아닌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기에 국내 기업들이 단기적인 논의에 흔들리기보다, 성장 전략의 일부로 ESG를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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