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양귀남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최대주주와 계열사들이 동시에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며 그간 구축해 놓은 지배 구조에 균열이 가고 있는 양상이다.
최대주주인 한국이노베이션은 최근 보유 지분에 대해 잇달아 반대매매를 맞았다. 또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고, 데이원자산운용은 펀드를 이관하는 등 지배구조 전반에 걸쳐 자금 상황에 구멍이 뚫린 상태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한국테크놀로지 주가는 한달여 만에 70% 넘게 폭락했다.
최대주주 지분 잇단 반대매매..자금 조달은 ‘첩첩산중’
2일 금융투자업계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 한국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6일부터 일주일에 걸쳐 약 1016만여주가 반대매매됐다. 한달여 전 1350원까지 찍었던 주가가 돌연 방향을 바꿔 300원대까지 수직낙하하는 과정에서 연거푸 반대매매가 발생한 것. 사흘간 6.46%에 달하는 대주주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며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한국이노베이션은 보유하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 주식 대부분을 담보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상태였다. 최근 한국테크놀로지 주가가 급속도로 하락하면서 담보 처분권이 실행된 것. 반대매매 발생 후에도 여전히 1725만여주를 담보로 178억원의 대출이 남아있어 추가적인 반대매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70억원에 달하는 상상인저축은행 주식담보대출은 오는 4일이 계약 종료일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이노베이션이 실질적으로 대출을 갚을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식담보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고 담보로 맡긴 주식이 모두 채권자에게 넘어간다면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테크놀로지도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3분기 기준 결손금이 385억원에 달하고 지속적으로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자금 조달도 연이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해 8월부터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혀왔지만, 해당 CB들은 계속해서 납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주가마저 최저 전환 조정가액인 500원을 하회하면서 납입이 이뤄질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그룹 전반에 걸쳐 자금 상황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을 타개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실함 강조하던 자회사는 기업회생신청
여기에 한국테크놀로지의 계열사들도 줄줄이 위기에 빠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재무적 건실함을 강조해 왔던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노조 측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노조는 지난달 22일 ‘임금채권자’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채권 규모는 34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심문기일인 이달 9일까지 해결해 회생절차가 진행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달 12일 ‘평택 고덕 AA-53BL 아파트 건설공사 13공구’ 공사현장에서 사업장 철수를 결정했다. 여기에 고양시 공공분양주택 공사도 중단했다. 이렇다 보니 사실상 사업 수행 능력이 사라진 상태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열악한 자금 상황은 자회사 운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자회사 데이원자산운용은 올해 오리온으로부터 농구단을 인수해 ‘고양 캐롯 점퍼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러 차례 자금 관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후원사, 자금계획, 운영계획 등의 자료가 부실해 한차례 가입이 보류됐다. 10월에는 프로농구 가입비 15억원 중 1차 가입비 5억원을 가까스로 납부했다. 업계에서는 데이원자산운용이 자금난으로 인해 농구단 양수대금을 오리온에 여전히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등록회비 잔여금 10억원을 오는 3월까지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원자산운용은 운용 펀드 대부분을 이관하고 있고 대표이사가 사임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데이원자산운용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고 농구단의 정상적인 운영도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더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임금체불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안다”며 “기업회생신청을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