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홍승표 기자ㅣ지난 6월 서울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 수가 전월 대비 크게 증가한 요인이 '준공 전 미분양' 일부 단지의 완공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3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시의 준공 후 민간 미분양주택 가구 수는 총 484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월인 5월 수치인 367가구보다 117가구 증가했으며, 전월 대비 증가율로 따졌을 경우 31.5%입니다.
서울 내 전체 미분양 물량이 1181건으로 전월 대비 37가구 증가한 것과 견줄 경우 '악성 미분양' 주택 증가율은 훨씬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치구 별로 구분해 볼 경우 강서구가 236가구로 전체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한 가운데, 강동구(106가구), 강북구(103가구) 등 3개 구에서 악성 미분양 물량 집중이 지속됐습니다.
특히, 강서구는 전월보다 116가구, 강동구는 15가구가 증가하며 '악성 미분양' 물량 쌓임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내 미분양 주택 통계를 확인한 결과 강서구와 강동구의 증가 요인은 6월 준공 전 미분양 단지의 준공 및 입주에 따른 '준공 후 미분양'으로의 통계군 진입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서구의 경우 주요 준공 전 미분양 단지였던 '등촌 지와인'이 지난 6월 30일 준공하며 물량 소진이 되지 않은 117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편입됐습니다. 강동구도 '더샵 파크솔레이유'가 6월 준공으로 분양이 안된 15가구가 '악성 미분양' 군으로 진입했습니다.
결국 미분양 가구가 쌓인 단지의 준공으로 인한 가구 수 합산으로 인해 서울 전체 미분양 물량이 크게 증가한 셈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난 6월 준공 후 미분양 가구로 진입한 단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단지를 놓고 수치를 집계할 경우 352가구입니다. 전월과 대비했을 경우 사실상 15가구가 줄은 셈이 됩니다.
'준공 후 미분양'으로 진입한 '등촌 지와인'의 경우 강서구 등촌동에 총 136가구 규모로 공급한 아파트로 올해 첫 서울 청약 단지이자 선시공 후분양 단지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순위 일반 청약에서 81가구 모집에 청약자 104명을 내는 데 그쳤으며 이후 계약서 물량을 소화하는 데 실패해 결국 6월 준공시기에도 11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더샵 파크솔레이유'는 강동구 둔촌동 삼익빌라를 재건축해 총 195가구 규모로 공급한 후분양 단지로 지난해 11월 일반청약을 진행해 1순위 청약서 15.67대 1(53가구 모집 831명 청약)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분양 시장이 침체돼 서울 청약 평균 경쟁률이 10.9대 1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경우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
그러나 계약서 완판하지 못하며 잔여 가구로 36가구가 나왔습니다. 이를 대상으로 지난 3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35.19대 1의 호성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과 달리 완전한 물량 소화를 하지 못하고 6월 입주예정 시점에 15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았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준공 후 미분양을 비롯한 수요자들 사이에서 주목도가 떨어지는 주택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과도하게 책정됐다거나 입지 문제, 크기, 규모 등이 단점으로 작용해 정상적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팀장은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단지의 경우 책정된 분양가보다 할인된 가격이나 무상옵션 등의 혜택을 부여하거나 건설사들이 해당 주택에 대해 임대 형태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상 완화해 주는 방안 등이 물량 해소에 있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강북구 수유동에 공급된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반복된 '줍줍'으로 인해 주요 '악성 미분양'으로 꼽혀왔으나 지난 6월 14가구의 물량이 소진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당 단지는 미분양 장기화로 정부가 올해 초 36가구를 임대용으로 매입한 데 이어 잔여물량 해소를 목표로 최초 분양가격의 35%를 할인해 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주택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지난 7월 세미나를 통해 미분양 해소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조조정 리츠(CR리츠)' 복원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CR리츠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물량을 해결하기 위한 한시 대책으로 시행됐으며 주택시장 활성화 기간에 폐지됐습니다.
세미나에서 주산연 측은 "금융위기 직후 미분양사업장을 갖고 있는 시공건설사는 최소 30% 이상 손실상황에 놓여 있었으나 구조조정 리츠 실행을 통해 7% 내외로 손실액을 줄인 바 있다"며 "투자자도 7% 내외 수익을 거뒀으며 대출금융기관은 원금과 약정이자를 모두 회수했고, 임차인들은 주변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CR리츠의 필요 이유를 들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