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영풍이 주력 사업장인 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로 올해 실적 악화가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의 입장에서 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다시금 논란이 될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습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영풍 석포제련소의 조업이 약 8주간 중단 됩니다. 지난해 12월 환경부와 경상북도는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해 올해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석포제련소는 이번 조업 정지기간 중 아연정광을 공정에 투입해 아연괴를 생산하는 등의 조업활동을 일체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영풍 석포제련소에 조업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진 건 2019년 물환경보전법 위반을 놓고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아서 입니다.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하고 무허가 배관을 설치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른 점이 제재의 원인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조업정지 이후 재가동 준비까지 고려하면 4개월 가량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영풍의 제련 부문 매출 저하도 가속화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영풍의 제련 부문 매출은 8187억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 1조1949억원 대비 31.5% 감소한 상황에서 올해 영풍 제련 부문 매출은 작년보다도 더 낮을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 기준으로 2024년 영풍은 영업적자 1622억원, 당기순손실 263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1999년 공시 이래 최대 규모의 손실로, 영풍에서는 실적 변동 사유로 "연결 지배·종속기업의 실적 악화에 따른 연결손실 증가"를 언급했습니다. 석포제련소 조업정지에 따라 올해도 실적 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영풍의 실적 악화 우려는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주요한 논란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앞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영풍 주주들이 영풍의 경영 성과를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글래스루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영풍의 과거 기록과 기업 경영자로서 신뢰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영풍은 상당한 비판을 받아왔으며 환경법 위반, 사업장 안전 문제와 관련된 논란이 많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액주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도 올 초 영풍에 주주 서한을 보내 "최근 몇 년 간의 부진한 사업성과는 많은 주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국내외 동종업계 경쟁사들과 비교해 보아도 저조한 실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등 영풍의 실적 부진을 초래한 영풍 경영진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영풍의 경영진과 대주주 책임론이 계속 격화될 경우 경영권 분쟁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