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부산대학교 물리학과 김지희 교수 연구팀이 전류의 부호를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이번 성과는 초고속 AI 연산과 양자정보 소자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와 금속이 결합한 반데르발스 계면에서 빛에 의해 유도된 전기장이 순간적으로 반전되며 광전도 신호가 가역적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이 현상은 피코초, 즉 1조분의 1초 단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돼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연구에서는 내부 전기장이 정적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에 광전도 신호를 초고속으로 제어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게이트 전극이나 분극 소자, 가스 압력 조절 같은 외부 변수 조정이 필요했으며, 응답 속도도 나노초에서 마이크로초 수준에 머물러 한계가 있었습니다.

김 교수팀은 초고속 광전류 분광법을 활용해 MoTe2와 Pt로 구성된 쇼트키 접합 계면에서 광여기에 의해 전하가 계면 전기장을 반전시키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 음성 광전도에서 양성 광전도로의 가역적 전환이 가능함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수 밀리볼트 수준의 미세 전압만으로도 전환 시점을 피코초 단위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전압-프로그래머블 NPC/PPC 광검출기를 제안하고 구현했습니다. 이는 게이트 전극 없이도 선택적으로 음·양 광전도 모드를 구동할 수 있어 전력 소모와 구조적 복잡성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금속-2차원 소재 계면에서 빛과 계면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류 응답을 초고속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라며 “향후 펨토초 단위까지 제어 수준을 확장해 초고속 포토닉 집적회로, 광통신, 뉴로모픽 연산, 양자정보 소자 개발로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를 가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9월 12일자에 게재됐습니다. 논문 제목은 ‘Ultrafast reversible photoconductivity in 2D MoTe₂/Pt van der Waals heterostructure’입니다.
부산대학교는 이번 성과가 향후 인공지능, 양자정보, 광학 소자 등 다양한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 수 있는 기초 연구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