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현 회장 임기만료를 5개월 앞두고 차기 리더 물색에 나섰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임종룡 회장의 연임 여부입니다. 새정부 출범과 미국 관세 도입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안정과 변화로 나뉠 우리금융의 선택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집니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8일 차기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공식 개시했습니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구성돼 있고 경영승계절차는 경영승계규정 및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을 기반으로 두달여 진행됩니다.
임추위는 경영승계계획에 따라 내외부 후보군을 상시관리중입니다. 경영승계절차 개시후 다양한 평가방식과 단계별 검증절차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하고 최종후보자를 선정하게 됩니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공정성·독립성을 원칙으로 임추위 위원들의 충분한 논의와 면밀한 검증으로 경영승계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우리금융그룹 도약을 이끌 최적의 리더를 선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추위가 추천한 최종후보자는 이사회 결의와 내년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회장으로 취임합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체로 임종룡 회장 재선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낙관적 전망의 근거는 선명한 경영성과입니다. 임종룡 회장은 2023년 3월말 취임하면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비전으로 내걸었고 약속은 지켜졌습니다.
먼저 지난해 8월 우리금융 자회사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이 공식출범했습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금융 산하 증권사에서 NH농협금융지주로 넘어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 10년만에 부활한 것입니다. 우리금융은 증권업 재진출이라는 숙원을 임종룡 회장 체제 불과 1년여만에 풀었습니다.
출범 2년차에 접어든 우리투자증권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작년동기대비 164억원(886%↑) 증가한 182억원, 당기순이익은 117억원(123%↑) 증가한 212억원입니다.
3월중순 투자매매업 본인가, 3월말 MTS 오픈으로 본격적인 증권영업을 개시한 이래 2개분기 실적이 포함된 3분기 비이자이익(517억원)은 185억원(56%↑) 늘었고 수수료이익(244억원)은 166억원(214%↑) 불었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은 IB부문 시장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종합증권사를 향한 기반마련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10년내 업계 상위 10위권 '초대형 IB'가 목표입니다.
동양생명보험주식회사·ABL생명보험주식회사 패키지인수와 자회사편입 또한 임종룡 회장의 치적으로 꼽힙니다.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 매각 이후 10년만의 보험업 재진출이자 '은행-증권-보험-카드'로 연결되는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이기도 합니다.
임종룡 회장은 올해 7월 동양생명·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완료하면서 "우리금융그룹이 2001년 4월 국내 최초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모든 금융 포트폴리오를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다시 완성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증권·보험 자회사 편입은 은행부문에 크게 의존적이던 우리금융 이익구조에 비은행부문의 균형성장과 그룹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이 최근 발표한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연결기준)'을 보면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1조4415억원으로 작년동기대비 4.6% 늘었습니다. 개별 3분기 비이자이익(5552억원)도 5.3% 증가했습니다.
비이자이익의 핵심 수수료이익이 올해 3개분기 연속으로 5000억원대를 유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데다 유가증권평가익, 외환·파생익 호조에 보험손익(560억원)까지 반영되며 비이자이익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에서는 동양·ABL생명 비중이 22.5%(인수전 9.8%)로 큰폭 확대되며 자회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건 우리금융 핵심자회사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2조2933억원)이 작년동기(2조5244억원) 대비 9.2% 빠졌는데도 우리금융은 5.1% 증가한 2조796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는 점입니다.
개별 3분기 순이익은 1조2444억원(직전분기 9346억원 대비 33%↑)으로 우리금융은 처음으로 분기단위 순이익 1조원의 벽을 깼습니다.
우리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에도 견조한 순영업수익 성장과 보험사 신규 편입에 따른 이익 규모 레벨업, 수익구조 다변화가 실적성장을 이끌었다고 스스로 평가합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진두지휘 아래 새정부 금융정책 기조에 보폭을 맞추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9월말 80조원 규모의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하며 생산적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총 80조원을 생산적금융(73조원), 포용금융(7조원)에 투입하는 범그룹 차원의 대규모 사업입니다. 임종룡 회장은 당시 브리핑에서 "은행권을 향한 '이자장사' 지적 이면에는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금융에 치중하는데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면서 몸을 낮췄습니다.
임종룡 회장은 이어 "생산적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강화는 단순한 선언적 계획만으로는 의미가 없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며 "126년동안 우리나라 근대화·산업화 견인차였던 우리금융그룹이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번 프로젝트를 속도감있게 추진해 대한민국 경제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