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었다. 신한금융이 올해 자본 확충과 자본 규제를 감안해 사용 가능한 자금은 약 2조 3000억원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인수가는 그 이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하기 위한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 측은 이전에도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매각가에 이견이 있어 지난 5월에 협상이 중단됐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재협상이 추진된 이유는 MBK파트너스 측의 요청 때문이다. 기존보다 매각가를 낮춰 다시 신한금융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가 제안한 금액은 약 2조 4000억원, 주당 약 5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올해 쓸 수 있는 가용자금은 약 2조 3000억가량으로 파악, MBK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금액과는 여전히 1000억원 정도 격차가 있다. 이중레버리지 규제를 감안해 쓸 수 있는 금액 1조 3000억원에 올해 내 자본확충을 통해 확보되는 금액이 약 9500억원 정도다.
신한금융은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지난 1분기말 기준 123.3%로 감독 기준인 130%에 육박한다. 이중레버리지란 금융지주사 재무안정성 감시 강화를 위해 2009년 도입된 지표로, 자회사출자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 규제를 피해 사용 가능한 금액이 약 1조 3000억원이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올해 총 9500억원의 자본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1500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 발행했고, 이달 초에는 5억달러(5000억원 이상)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하반기에도 3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중레버리지 규제로 인해 쓸 수 있는 금액에 한계가 있었지만, 약 1조원가량의 자본 확충을 통해 실탄을 확보한 상태”라며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들기에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쓸 수 있는 자금이 최대 2조 3000억원 정도로 파악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실제 인수가가 2조 3000억원 밑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측이 먼저 재협상을 신청했다는 것은 그만큼 매각이 급하다는 증거”라며 “가격 협상에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결국 신한금융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