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올해 상반기 방카슈랑스 영업 실적이 대폭 하락했다. IFRS17 도입에 따라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판매 유인이 낮아졌고, 작년 4월 장기 저축성보험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로 소비자 가입 수요 또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원장 윤석헌)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3조 4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 7013억원(33.3%) 감소했다.
업계별로 보면, 생명보험이 전년 동기보다 1조 5653억원(36.9%) 감소한 2조 6767억원이었고, 손해보험은 1360억원 감소한 7360억원을 기록했다. 연금 등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생명보험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방카슈랑스 실적 감소의 결정적인 원인은 오는 2021년 도입 예정인 IFRS17이다.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 매출에서 저축성보험 보험료는 제외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 저축성보험 판매하려는 유인이 약해진다.
또한, 작년 4월 장기 저축성보험에 대한 세제혜택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시납 장기(10년 이상)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가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됐고, 월적립식 장기저축성보험보험에 대한 비과세한도도 원래 없었다가 월납입보험료 150만원 이하로 신설됐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의 비중이 66.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농협(32.8%), 증권사(0.3%), 카드사(0.3%), 저축은행(0.2%) 순이었다.
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신계약 초회보험료가 2조 26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 5156억원(40.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수료 수입도 334억원(12.8%) 줄어든 2274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 은행에 비해 감소폭이 작았다. 올 상반기 1조 11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30억원(12.7%) 감소했다. 농협의 경우 농업 관련 정책보험(농작물재해보험 등)의 핵심 판매 채널로써 타 권역보다 판매실적 감소폭이 작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방카슈랑스 실적 하락과 관련, 오정근 금감원 보험영업검사실 팀장은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 전략으로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의 판매 실적 감소 현상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저축성변액보험 등의 판매에 주력하는 일부 보험사는 판매 실적이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