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 이마트가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에어컨 행사장을 오픈하며, 폭염 전 시장 선점에 나섰다. 평균 4월에 열리던 에어컨 특설매장을 올해는 일찌감치 이달부터 열기로 했다.
이마트는 오는 7일부터 20일까지 2주 간 전국 120여개 점포에 ‘공기청정 에어컨’ 특설 행사장을 구성하고, 공기청정 에어컨·미세먼지 관련 가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측은 “공기청정 기능이 더해진 에어컨이 잇따라 출시된 데다, 여름 폭염전에 미리 에어컨을 주문해 일명 ‘설치대란’을 피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행사준비 배경을 설명했다.
이마트 특설매장에서 선보일 대표 모델로는 삼성 2019년형 무풍갤러리·LG 듀얼 에어컨 등이 준비됐다. 행사기간 중 공기청정 기능이 탑재된 에어컨·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등 미세먼지 관련 가전을 2개 이상 동시에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60만원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행사상품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삼성·KB카드 결제시 최대 20만원 할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KB·현대·NH카드로 결제하는 경우엔 최대 70만원의 신세계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도 함께 마련됐다.
이외에도 행사 기간 중 이마트 앱에서는 에어컨 행사상품 구매시, 최대 10만원을 할인해주는 쿠폰이 증정된다.
◇ ‘에어컨 대란’ 학습효과 → ‘예약판매’ 증가로 이어져
이마트가 평년보다 한 달 가량 일찍 에어컨 행사장 구성에 나선 것은 본격적인 여름에 앞서 에어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 몇 년 간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사전예약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앞서 가전업계는 지난 2016년과 2018년 연이은 폭염으로 ‘에어컨 대란’을 겪은 바 있다. 갑작스러운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품절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사전예약의 필요성을 학습했다는 것. 당시 운 좋게 에어컨을 구매했더라도 배송과 설치하는데 7일 이상 소요됐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2016년 첫 에어컨 대란 이후 2017년부터 ‘예약판매’가 본격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예약판매란 여름 성수기 전, 에어컨을 예약 구입 할 수 있도록 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에어컨 회사들은 이를 위해 연초에 신상품을 출시하고, 여러 혜택을 더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예약판매로 이른 에어컨 구매를 한 소비자는 품절대란 없이, 빠른 설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마트 역시 “에어컨 대란을 경험했던 소비자들이 올해 에어컨 구매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같은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지난 1~2월 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에어컨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5.2% 늘었다. 특히, 2월의 경우 매출신장률이 134.2%를 기록해 79.2%를 기록한 1월보다 매출 증가폭이 커졌다.
◇ 미세먼지 악화..공기정화기능 더해진 에어컨 수요 늘어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올 1·2월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각각 38㎍/㎥, 35㎍/㎥을 기록해 작년 같은기간 15%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을 기록한 날도 20일을 넘어섰다.
3월 들어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6일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에어컨에 공기청정기능을 더한 ‘올인원(All in One)’ 제품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는 최근 악화된 미세먼지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에어컨 매출추이를 분석한 결과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컨이 전체 에어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 제품 중 고가인 에어컨을 구매하면서 공기정화 기능이 더해진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에어컨 가격은 보통 200만원~400만원 정도다. 공기정화 기능 추가는 에어컨 본래 가격에 10% 정도가 더해지는 것으로, 가격변동 폭이 크지 않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에어컨 제조사도 스탠드형 에어컨에만 적용되던 공기청정 기능을 벽걸이 에어컨에까지 확대 적용하고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2019년 신제품으로 출시된 ‘삼성 무풍갤러리’의 경우 PM1.0 필터시스템과 먼지를 99.95%까지 걸러내는 e-HEPA필터를 적용해 빠르고 강력한 대용량 미세청정을 구현했다. 미세먼지 알리미 등 공기청정 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LG전자는 고가 모델에 한국공기청정협회의 공식인증인 CAC인증을 받은 공기청정 필터를 사용했다. 이 제품은 공기질을 감지해 스스로 집안 공기를 관리하는 인공지능 센서를 추가됐다.
김선혁 이마트 대형가전 팀장은 “에어컨이 단순 냉방기능을 넘어 집안 공기까지 관리해주는 ‘올인원 에어컨’으로 거듭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해 3월 초부터 에어컨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을 구입해 봄철 미세먼지와 여름철 더위를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