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주동일 기자ㅣ 교촌에프앤비㈜가 기존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다. 권원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서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황학수 현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본사 경영 퇴임을 13일 공식 선언했다. 권 회장은 경기도 오산시 소재 본사에서 같은 날 열린 창립 28주년 기념일 행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퇴임 결정을 통해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전면 물러설 예정이다. 교촌은 권 회장의 경영 퇴임에 따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다.

창립기념일 기념사에서 통해 권 회장은 “교촌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본사 직원 및 가맹점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결정 배경을 밝혔다.
50조원 시장 규모와 종사자 수 100만명을 넘어서며 성장을 이어가는 국내 프랜차이즈의 급에 맞게 경영 시스템도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권 회장의 이번 퇴임 결정은 대부분 오너경영 체제인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지난 2월 교촌 홈페이지의 ‘CEO 인사말’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글을 올렸다. 권 회장은 2007년 1월부터 매달 CEO 인사말을 써왔다. 지난 2월 인사말에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선도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 그 방법으로 ‘관인엄기’를 꼽겠다고 적었다.
해당 인사말에서 권 회장은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많은 어려움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럴 때일수록 선도하는 대표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며 “업계를 이끌어가는 만큼 그에 따른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도 분명한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범적이고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교촌 가족만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면 '관인엄기'를 꼽을 수 잇지 않을까 한다”며 ”중국 역사의 현군 중 하나로 꼽히는 청나라 강희제의 수신 덕목이기도 한 말로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하라'라는 말이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젊은 시절 생계를 위해 노점상·해외건설노동자·택시기사 등을 거쳐 40세에 이르러 교촌치킨을 시작했다. 1991년 3월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10평 남짓 작은 가게를 연매출 3188억의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특히 권 회장은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한 가맹점 위주의 정책으로 가맹점 성장이 본사 성장으로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모범 구조를 확립했다. 철저한 영업권 보호 정책으로 가맹점 숫자를 무리하게 늘리기 보다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실제 교촌치킨 가맹점 수는 1000개를 돌파한 2003년 이후 15년 이상 950~1100개 사이에 머물러 있다. 가맹점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본사와 가맹점 모두 세 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한편 신임 대표이사에는 황학수 현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교촌 그룹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된 황 대표는 2015년 교촌에프앤비㈜에서 인적 분할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사장을 맡은 뒤, 2017년 9월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