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뭐, 내보고 보험을 팔러 댕기라꼬?'
"라이프플래너(LP)가 되어 보지 않겠냐는 지인의 권유를 듣자마자 제가 한 대답입니다. 흔히 말해 야들야들하지 않은 제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 대답이기도 하죠."
보험 설계사 교육을 받아보라는 지인의 권유에 아주 단호하게 거절해 요즘 유행어로 '단호박'인줄 알았던 그가 보험업계에 입문한 지도 15년이 흘렀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김성수 푸르덴셜생명 강남지점 지점장이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구수한 부산사투리를 쓰는 김성수 지점장은 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자랐다. 공부 잘했던 ‘엄친아’ 형은 현재 법조계에 있고 아버지도 경찰청의 고위공무원으로 부산에서 자리매김했다. 그도 대학졸업 후 번듯한 대기업에 취직해 입사 3년차에 다른 회사의 스카웃 제의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직장생활이 뭔지 모르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회사에서 세운 목표에 따라 움직이는 나 자신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남이 정해준 목표가 아닌 내 스스로 목표를 정해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같아요.”
나만의 인생을 찾기 위해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형의 친한 친구였던 믿을 만한 지인이 푸르덴셜생명 LP로 김 지점장을 찾아왔다.
"속는 셈치고 교육이나 한 번 받아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보험에 관한 내용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부모, 내 가족, 주변인들에 대한 소중한 가치에 대한 내용이 많아 놀랐어요. 이들이 바탕이 돼야 생명보험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접근하더라고요."
결국 그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인생의 길로 뛰어들었다. 주변의 만류와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지만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단다.
자존심이 센 부산사나이가 첫 고객과 만났을 때는 어땠을까. “친하게 지내던 전 직장동료가 첫 가입고객이었어요. 계약 후 제게 보험설계사로 6개월 이상 버틸 수 있겠냐며 반신반의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자극받아 더 열심히 하게 됐죠.”
그렇게 자리를 잡아갈 무렵 그에겐 또 다른 도전의 기회가 생겼다. LP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영업실적을 관리하는 세일즈매니저(SM)가 되는 것. 이 후 LP로 지내는 삶도 만족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고, 이 후 한 지점을 관리하는 지점장으로 성장하게 됐다.
“현재 32명으로 구성된 강남지점을 관리하면서 LP선발과 육성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영업현장을 뛰고 있진 않지만 LP들의 영업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물심양면 지원하는 역할이 제 담당이죠.”
푸르덴셜생명 LP교육내용 중에는 유독 ‘꿈’에 대한 언급이 많다. 김 지점장의 꿈은 무엇일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저는 LP로 돌아가는 삶도 언제든 환영입니다. 하지만 강남 지점장으로서 ‘明家’를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많은 구성원들과 전통과 문화가 있는 지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김 지점장은 30대인 기자에게 인생에 대해 조언했다. “30대는 일(직업)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하고 있는 일도 만족하시겠지만 본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30대를 잘 보내야 40대와 50대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다음은 김성수 지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가고 싶다고 했다.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는가?
-다시 말하지만 다른사람 또는 집단에서 정한 목표를 향해 가는 것에 의미를 찾지 못했다. 성취감도 없었고,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일을 선택한 후 내 스스로가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 내 페이스에 맞춰 해나갈 수 있는 것에 상당히 만족한다.
▲어떤 사람이 라이프플래너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하는 일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사람이다. LP중에는 전에 하던 일이 적성에 안맞아 설계사로 직업전향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본인의 일에 만족했던 사람들이다. 여기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고, 성실함까지 갖춘다면 LP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도전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지점장으로 교육하면서 기억에 남은 라이프플래너는?
-몇 달 전 교육받은 라이프플래너 중 집이 지방이어서 강남까지 출퇴근이 걱정되던 사람이 있었다. 본인이 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해 선발하긴 했지만 '잘 할수 있을까' 걱정했다. 현재 라이프플래너로 일한 지 2개월째인데 한결같이 7시반 전에 출근하고 늦게까지 일한다. 매일 왕복 4시간 거리를 오가며 성실하게 일하고 있어 우려했던 부분을 불식시켰다. 라이프플래너에겐 가장 중요한 무기가 바로 이 '성실함'이다.
▲진짜(현실적인) 꿈이 무엇인가?
-라이프플래너로 일을 시작했을 때 현실적인 꿈을 세웠었다. 내가 은퇴했을 때 5·5·5를 이루는 것. 서울에 (빚없이)5억원 상당의 아파트와 5억짜리 종신보험 그리고 노후자금 5억원이었는데 이룬지 이미 오래돼 10·10·10으로 늘렸다가 그 목표마저(?) 이뤘다. 지금은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가족을 위해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아내와 나를 위해 노후자금을 마련해 뒀다. 은퇴하면 오로지 아내와 나를 위해 시간을 쓸 예정이다.
▲생명보험업계가 포화상태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작년인가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조기사망한 사람 중에서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30%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절반도 채 안되는 비율이다. 이게 바로 생명보험 설계사들이 왜 보험이 필요한지를 설명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장을 전달하는 푸르덴셜생명이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