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사이버 리스크 발생에 따른 전세계 연간 손해액은 자연재해 손해액의 5배 규모에 달한다. 해외에서는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이하 CLI)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손해보험사들도 이런 추세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제언이다.
1일 보험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해외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시장 성장의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수천만에서 수억건의 정보 유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보 유출 사건 수와 유출 정보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사이버 범죄로 매년 발생하는 비용은 3000억~1조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사이버 리스크 관련 보험사고는 발생 빈도가 높지 않지만, 발생 시 피해 규모가 커 대재해와 유사한 형태의 손해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급속한 정보화의 진행으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의 보험회사들은 사이버 배상책임보험을 사이버 리스크 평가·관리 컨설팅,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과 함께 제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는 40개의 보험회사에서 CLI를 판매, 보험료 규모가 약 13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CLI가 손해보험시장의 약 2%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 뮌헨 재보험은 향후 7년간 CLI가 현재의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국내 CLI 시장 규모는 극히 미미하다. FY2010년 기준 CLI 보험료는 78억8000만원으로 손해보험 전체 보험료 51.4조 원의 0.01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에 출시된 CLI에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전자금융거래 배상책임보험 ▲공인전자문서 보관소 배상책임보험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 배상책임보험 ▲개인정보 유출 배상책임보험, e-Biz 배상책임보험 등이 있다. 전체 시장규모는 연간 241억원 정도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배상책임이 강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의 사이버 배상책임보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손해보험회사들은 ▲IT 시스템 관련 전문 지식 ▲사이버 리스크 관련 손해배상 소송 수행 능력 ▲사이버 리스크 관리 체계에 관한 이해 ▲다양한 CLI 담보에 대한 평가 능력 등의 역량을 강화, 사이버 배상책임보험 언더라이팅 능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컨설팅 및 손해배상 소송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연구원은 “손보사들은 시장 성장에 대비해 다양한 담보를 포함한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 회사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한 사업 영역 확대해야 한다”며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대한 마케팅 활동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