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은행들이 복잡한 공인인증서 의존도를 낮추고 간편한 자체 인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모바일 뱅킹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뱅킹을 통한 자금이체·대출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5조 3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9% 증가했다. 이처럼 모바일 뱅킹 수요가 커지자 은행들도 문자·숫자·특수문자로 구성된 복잡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하는 공인인증서 대신 간단한 형태의 비밀번호 입력만으로도 금융거래가 가능한 자체 인증 시스템 도입을 늘려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자사가 직접 개발·발급하고 보안성까지 책임지는 사설인증서 ‘KB모바일인증서’를 운영하고 있다.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보안카드나 OTP 없이 금융거래가 가능해진다. 200만원까지는 계좌 비밀번호 만으로, 5000만원까지는 간편 비밀번호 6자리, 5억원까지는 ARS인증으로 이체할 수 있다.
인증서의 유효기간도 없앴다. 매년 인증서를 재발급해 각 금융기관에 등록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사라진다. 또 발급받은 인증서를 1년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돼 미사용 인증서가 도용될 위험도 막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 로그인하지 않고도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한 뒤 바로이체를 누르고 송금 대상을 설정, 계좌 비밀번호 네 자리만 입력하면 즉시 이체 가능한 '바로이체'를 도입했다.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것은 물론 로그인을 안 해도 일 100만원까지 이체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모바일 앱인 'i-ONE뱅크'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공인인증서를 없애는 대신 자체 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총 7단계를 거쳐야했던 이체 거래가 '로그인-이체금액-입금계좌번호-6자리 인증비밀번호'의 4단계로 줄었고 이체한도도 OTP나 보안카드 없이 하루에 최대 5000만원으로 늘었다.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금융권 최초로 자체 인증시스템을 도입한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이후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4월 출범 때부터 공인인증서가 아니라 사설인증서를 통한 간편이체 서비스를 하고 있다. 본인의 스마트폰에서 이 사설인증서를 발급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 번 설치해놓으면 스마트폰을 바꾸지 않는 이상 갱신할 필요가 없다.
카카오뱅크는 간편한 모바일 금융거래 서비스 제공을 통해 출범 2년만에 1000만 고객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간편한 자제 인증 시스템 도입 이후 금융거래 편의성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도 높아진데다 비대면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자제 인증 시스템 도입 이후 은행들도 간편한 자체 인증 수단 도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인증 절차 간소화와 편의성을 높이고 보안성 강화도 함께 고려해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체 뿐 아니라 예·적금 상품가입, 공과금 납부 등과 같은 서비스 영역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여신 관련 업무는 아직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