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연구단지 OSP 이노베이션센터 기자간담회 열어
차세대 통신구·통신주·맨홀 관리 기술 발표..전국망 적용 예정
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정보통신기술(ICT)로 망 구축 효율을 높이고 화재 감지·진압 등 안전성을 강화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난해 발생한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와 같은 재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OSP 이노베이션센터’와 새로 개발한 망 유지·보수 솔루션을 공개했다고 이날 밝혔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OSP 관리시스템으로 통신 인프라 운용효율을 높이고 통신구, 맨홀 등을 로봇으로 관리해 안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OSP(외부 통신시설·Out Side Plant)는 통신구, 통신주, 맨홀 등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를 말한다. 현재 KT가 운용하는 전국 OSP는 통신구 230개(286㎞), 통신주 464만 개, 맨홀 79만 개다.
KT가 OSP 운용 기술을 강화한 이유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접어들며 네트워크 인프라 안정성이 갖는 중요성이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는 인근 소상공인에게 실질적 피해를 주며 통신망 안전성을 향한 관심을 한층 높였다.
이날 공개된 OSP 이노베이션센터는 지난 7월 융합기술원 산하에 구축됐다. 대덕연구단지에 약 7만 6000㎡ 규모로 만들어진 이곳은 OSP 구축·운용과 관련된 기술개발과 검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KT는 지난 5월 네트워크부문에 ‘인프라운용혁신실’을 신설해 통신 인프라 시설 점검과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재난 상황을 대비해 긴급 통신 복구훈련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 ‘아타카마(ATACAMA)’로 생산성 20배 높여..인프라 업무 통합 자동화
KT가 자체 개발한 OSP 관리시스템은 ‘아타카마(ATACAMA)’다. 7개로 분산돼있던 통신 인프라 업무 시스템을 빅데이터로 통합·자동화했다. 광케이블 설계부터 개통, 장애 인지까지 모든 과정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자동화됐다.
KT에 따르면 이 시스템으로 기존 구간별 수동 설계에 약 100분이 걸리던 광케이블망 설계 작업이 5분으로 줄어들며 약 20배에 가까운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다. 설계 과정에서 AI가 최적 루트를 제시하고 이원화 루트를 자동으로 설계해준다.
선로 개통 프로세스에 걸리는 시간은 기존 약 5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됐다. 또한 네트워크 장애를 인지하고 세부 위치 파악이 더 수월하다. KT는 “보다 빠른 장애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화재와 맨홀 침수 자동 감지..로봇이 현장작업 수행
이날 KT는 로봇으로 통신구 화재를 감지·진화하고 AI로 맨홀을 관리하는 OSP 혁신솔루션도 공개했다. KT는 “감지만 할 수 있어서 개별 인력이 현장에 출동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해결하고 업무 효율성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존 화재감지기는 센서가 부착된 지점에서 발생한 화재만 인식했으며 센서 자체가 발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게다가 유독가스로 진압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개발한 ‘화재 감지 기술(CTTRS)’은 케이블 기반 분포형 온도계측 방식으로 통신구 전 구간에 걸쳐 온도 이상 변화를 감지한다. 온도 파악이 더 세밀하다. 평상시에는 온도 패턴을 미리 학습해 이를 기반으로 비정상 패턴을 자동 추출한다. KT는 화재 예측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온도 변화가 감지되면 통신구에 설치된 레일형·지상형 로봇 ‘사파이어’가 상황을 파악해 화재를 진화한다. 로봇은 5G로 원격조종되며 카메라로 현장 영상을 전송한다. 화재 진화에는 에어로졸 소화기를 사용한다.
이에 더해 KT는 AI 기반 분포형 음파 계측 방식으로 맨홀 침수 여부를 파악하는 ‘침수감지 기술(MFRS)’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도로 아래에 깔린 광케이블로 맨홀 진동을 감지하고 음파 패턴을 기반으로 맨홀 침수 상태를 파악한다. 평상시 패턴을 학습해 침수됐을 때 변화를 감지한다.
침수가 확인되면 로봇 ‘빙수’가 현장에 출동한다. 자율주행 기반 원격조종 로봇인 빙수는 마그넷 리프터(Magnet Lifter)로 맨홀 뚜껑을 열고 진입해 자동 양수 작업을 수행한다. 360도 카메라와 유해가스 센서가 부착돼 맨홀 작업 시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KT는 ‘통신주 기울임감지 기술(PTRS)’도 개발했다. 외부에 통신 케이블을 연결할 때 설치하는 통신주는 일반적으로 높이가 5m 이상으로, 외부 충격에 따라 기울어질 수 있다. PTRS는 원격으로 통신주 기울임을 탐지하는 기술이다. 불필요한 현장 출동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KT가 공개한 기술들은 검증을 거쳐 전국 현장에 적용된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은 “KT는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통신 인프라 신뢰성을 한 차원 높이는데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