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ㅣ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가 ‘마트슈랑스(마트 내 보험상품 판매)’를 재개한다. 독립보험대리점(GA)이 마트에 입점해 보험상품을 직접 파는 방식으로, 마트 입장에선 GA에 영업장을 제공하는 대가로 입점료를 챙길 수 있어 수익에 도움이 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일부 점포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이미 지난 6월에 마트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GA 3곳(에이치재무법인, 서울재무법인, ITX마케팅)과 계약을 맺었는데, 판매 시작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
마트에서 보험 등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하는 ‘마트슈랑스’는 보험사나 GA가 마트 내 입·출구 근처에 판매 부스 등 영업 공간을 설치해 놓고 마트 내방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방식으로 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보험사가 직접 입점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수익성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모두 철수한 상태다. 현재 마트에서 목격되는 보험 영업 부스는 전부 GA에 나온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마트 외에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는 이러한 보험 판매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영업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만 제공해도 쏠쏠한 입점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 GA업계에 따르면, GA가 마트에 지불하는 입점료는 월 300만원 이상이다.
최근에는 GA가 아예 마트 내에 내방형 점포를 차려 놓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피플라이프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에 ‘보험클리닉 피플라이프’를 운영 중이고, 리치앤코도 지난 8월 롯데마트 송파점에 ‘굿리치 라운지’를 오픈했다.
GA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다른 대형마트들과 달리 약 4~5년 전부터 보험 판매를 전면 중단해 왔다. ‘불완전판매’ 이슈로 인해 어렵게 쌓아 온 업계 1위의 명성에 금이 갈까 우려해서다. 실제로 보험 민원은 금융권 전체 민원 중 60% 이상이며, 이 가운데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또한, 이마트는 지난 2011년 말 서울·경기권 9개 매장에 자체 금융센터를 열고 보험·대출 등 금융 상품을 판매하다가 한 달 만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판매 중단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GA에서 나온 보험설계사가 고가의 사은품으로 고객을 유치(특별이익 제공)한 것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보험업법 시행령은 1년치 보험료의 10%나 3만원 중 적은 금액을 초과한 금품 제공은 ‘특별이익’으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다.
이번 마트슈랑스 재개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9월부터 11월까지 한시적으로 영업하는 것으로 안다”며 “추후 판매 지속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