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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르노삼성 XM3의 흥행조건은 ‘노조 끌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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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21, 2020, 15:02:44

XM3 출시 앞두고 지난해 임금협상 오리무중..불확실성은 ‘눈덩이’
6%대 영업이익률에도 노조엔 ‘구두쇠’..임금은 최저, 노동강도는 최고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수요 침체로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국내 자동차업계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심각한 내우외환을 겪고 있습니다. 그나마 최근 출시된 GV80·트레일블레이저를 시작으로 XM3, 쏘렌토 등 굵직한 신차 소식이 위안거리인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다음달 9일 르노삼성이 출시할 XM3는 회사의 미래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XM3는 지난 2016년 9월 이후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부산공장에 배정된 르노삼성의 신차인데요. 위탁 생산해오던 닛산 로그도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에 XM3의 활약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르노삼성이 밝힌 XM3의 제원과 가격을 보면 흥행은 이미 따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세련된 디자인과 2000만 원 초반대의 합리적인 가격, 동급에서 가장 큰 차체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요. 여기에다 LED헤드램프 등 기본화된 고급사양들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꿰뚫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XM3가 기대만큼 잘 팔리려면 한 가지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바로 노동조합과의 ‘2019년 임금협상’ 타결인데요. 르노삼성은 최근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한 한국지엠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임금협상을 아직까지 끝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미묘하게 온도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노조 집행부가 바뀐 한국지엠은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요. 트레일블레이저 출시행사 때도 새로운 노조 지부장이 참석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르노삼성 노사는 여전히 극한의 대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노사는 14번째로 열린 임금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는데요. 향후 교섭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르노삼성의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급감(-23.5%)하면서 모든 화살은 노조에 집중되는 양상입니다. “노조의 생떼와 잦은 파업이 생산절벽을 가져왔다”는 말은 잠깐만 기사를 검색해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르노삼성 노조가 ‘왜’ 파업에 나서고 임금인상을 요구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들은 대체 왜 1년이 넘도록 회사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걸까요.

 

 

사실 르노삼성은 지난 2000년 설립된 이후 꾸준히 좋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왔습니다. 한국지엠이 5년간(2014~2018년) 누적적자 4조원을 기록한 반면, 르노삼성은 6.7%의 영업이익률(2018년)을 냈는데요. 글로벌 업체인 폭스바겐(5.9%)과 닛산(3.7%)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반면 같은 외국계 업체인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지난 2018년 각각 856억 원과 624억 원의 손해를 봤는데요. 연속된 적자로 존폐 위기에 몰린 한국지엠·쌍용차와 달리, 르노삼성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은 1조 2853억 원에 달합니다. 게다가 현금보유액은 7545억 원, 부채 역시 전혀 없는 ‘건강한 회사’인 셈이죠.

 

그런데도 르노삼성의 기본급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는데요. 아무리 올라봐야 인상 폭은 6만 5000원(2014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급기야 2018년엔 기본급이 동결됐고, 2019년에 이어 올해도 임금동결이 유력한데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총 27만 6647원이 오른 게 전부입니다. ‬

 

이에 반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기간 총 55만 3000원이 인상됐습니다. 르노삼성보다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한국지엠(46만 3000원)과 쌍용차(39만 2000원)도 르노삼성보다 임금은 더 많이 올랐습니다.

 

게다가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노동강도는 업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2012년 대규모 희망퇴직 이후 해마다 인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2011년 5746명이었던 임직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4126명으로 급감했고, 올해 추가적인 구조조정으로 3726명까지 쪼그라들 전망입니다.

 

부산공장의 인력은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일감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르노삼성의 생산실적은 2014년 15만 2138대에서 2017년 26만 4037대까지 급증했는데요. 2018년(21만 5680대)부턴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2014년보단 높은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수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알 수 있는 객관적 지표는 1인당 매출액 또는 매출 대비 급여일텐데요. 노조에 따르면 부산공장의 2018년 노동시간 당 임금은 3만 3000원이었습니다. 반면 부산공장과 같은 소속(르노-닛산얼라이언스)의 일본 큐슈공장은 4814엔, 우리 돈으로 5만 2000원이었습니다.

 

부산공장의 1인당 매출액이 높은 건 인력에 비해 생산량이 많고 매출 금액이 크기 때문인데요. 르노삼성 노동자들은 가장 힘들게 일하면서 제일 적은 임금을 가져간다는 뜻이 됩니다.

 

이렇다 보니 전체 매출액에서 4% 수준밖에 되지 않는 인건비보다 70%(2018년)에 달하는 르노의 배당률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의 매출 감소는 인건비보다 르노로 흘러 들어가는 자본 탓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이 다른 해외 사업장보다 높다는 이유로 2년 연속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부산공장의 시간당 인건비는 큐슈공장 대비 10% 가량 높고, 르노그룹 전체로 봐도 최고 수준이라는겁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산공장의 시간당 인건비가 100이라면 프랑스는 91, 스페인은 65 수준”이라며 “기본급 인상폭은 크지 않지만 판매 실적에 따라 매년 1000만 원 이상의 일시금을 지급해왔기 때문에 총 인건비는 쌍용차나 한국지엠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력감소에 따른 노동강도 증가에 대해서도 “전사 인력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 가운데 생산직 비중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며 “특히 UPH(시간당 생산대수)를 기존 60대에서 45대로 줄였지만, 생산직 고용은 그대로 유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동강도는 높아지는데 월급은 제대로 주지 않는다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겁니다.

 

르노삼성이 한국지엠처럼 본사의 배만 불려왔다는 손가락질을 받지 않으려면, 남탓공방을 멈추고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 미래 회사의 명운을 짊어진 XM3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임금협상을 마치고 ‘불확실성’을 걷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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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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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필드] “360도 회전에 어른도 비명”…‘유아용’ 레고랜드의 반전

[인더필드] “360도 회전에 어른도 비명”…‘유아용’ 레고랜드의 반전

2025.04.13 07:01:00

춘천=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레고랜드 코리아의 올해 첫 신규 롤러코스터 '스핀짓수 마스터'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360도 회전, 시속 57km로 쉼 없이 몰아치는 질주에 어른들의 입에서도 비명이 터져나왔습니다. '유아용 놀이동산'으로 불리는 레고랜드가 200억원을 투입한 스릴형 어트렉션으로 관광객 확대과 실적 개선 모두에서 반전을 꾀합니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지난 10일 레고랜드 닌자고 구역에서 신규 어트랙션 스핀짓주 마스터를 소개하는 오프닝 세리머니를 개최했습니다. 스핀짓주 마스터는 레고의 인기 IP(지식재산권)인 '닌자고'를 메인 테마로 내세웠습니다. 전 세계 10개 레고랜드 가운데 스핀짓주 마스터 도입은 한국이 최초입니다. 스핀짓주 마스터 공식 오픈 행사에서는 이순규 레고랜드 코리아 대표, 피오나 이스트우드 멀린 엔터테인먼트 CEO, 론 벤시온 레고랜드 코리아 이사, 토니 클렘슨 주한영국대사관 무역투자 상무참사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테이프 커팅식, 미디어 간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신규 라이드는 총 346m 길이 트랙과 최대 360도 회전하는 좌석이 특징입니다. 좌석을 정면으로 고정하지 않아 곡선 구간에서 느낄 수 있는 스릴감을 배가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시속 57km로 전 세계 레고랜드 어트랙션 중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약 200억원을 투입해 기존 닌자고 클러스터 구역을 약 800평(2640㎡) 확장한 부지에 조성됐습니다. 이 대표는 "레고랜드는 '우리 아이 첫 롤러코스터'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어트랙션은 레고랜드가 운영하는 철학과 맞지 않다"면서도 "그런 면에서 스핀짓주 마스터는 G-포스(중력가속도)나 속도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장 스릴이 높은 어트랙션"이라고 말했습니다. 닌자고의 풍부한 스토리텔링과 불을 뿜는 용의 비주얼, 연이어 들리는 짧고 굵은 비명은 오픈 첫날부터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탑승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인파가 몰리며 긴 대기 줄이 만들어졌습니다. 탑승을 마친 성인들 사이에서는 "운영 시간은 짧지만 생각보다 빠르고 어지러워 놀랐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레고랜드는 이날 '브릭(BRICKS)' 키워드를 활용해 레고랜드 브랜드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Build(창의의 시작) ▲Realize(잠재력 실현) ▲lmagination(무한한 상상력) ▲Connection(가족 친화형 테마파크) ▲Kindness(배려와 공존) ▲Story(독보적인 LEGO IP)로 레고랜드의 특징을 소개했습니다. 이 대표는 "놀이는 아이의 행복과 연결 된다고 생각하지만, OECD에서 발표한 어린이 행복지수를 보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행복 지수가 가장 낮다"며 "적어도 이곳에 와서는 아이들이 즐겁게 잘 놀 수 있는 공간과 플랫폼을 마련하고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게 레고랜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레고랜드는 이번 스핏짓수 마스터 오픈을 통해 2025시즌에 본격 돌입합니다. 오는 5월 3일부터 6월 14일까지 세계 놀이의 날을 기념해 개최되는 '레고 페스티벌'이 출발점입니다. 레고 페스티벌은 전 세계 7개 레고랜드에서 동시 진행되는 글로벌 행사로 아시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열립니다. 창의적 놀이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집니다. 25만개 이상의 브릭이 사용된 '브릭토피아 라운지'는 가족이 함께 체험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리뉴얼됐습니다 전문 마스터 빌더가 직접 참여하는 '크리에이티브 워크숍', 강원도 지역 초등학생 대상 창의력 경진대회 '강원 스쿨 챌린지' 등 교육형 콘텐츠도 강화했습니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2022년 어린이날(5월 5일)을 맞아 세계 10번째로 강원도 춘천에 문을 열었습니다. 40여개의 놀이기구와 7개의 레고 테마 구역으로 나뉘며 레고랜드 호텔은 154개의 객실을 보유했습니다. 만 2~12세 사이 어린이를 주 타깃으로 한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수도권과의 접근성, 스릴 있는 놀이기구의 부재, 미흡한 시설 등이 단점으로 거론되며 운영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연간 200만명이 찾을 거란 포부와 달리 실제 방문객은 연간 50~60만명대에 머물러있습니다. 레고랜드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20.6% 감소한 494억원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200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흑자 예상 시점에 대한 질문에 대표는 "테마파크는 장치 산업이자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라며 산업의 특수성을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그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아 그 비용을 감가하면서 장부에는 적자로 보이는 숫자들이 있다"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더운 날씨로 인한 사업 상 어려움도 토로했습니다. 이 대표는 "한국 특히 강원도 춘천에서 운영하는 데 있어서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 전 세계 다른 레고랜드보다 조금 더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 싶다"며 "덥고 추운 날씨로 운영하려던 스케줄과 달라지는 부분이 있지만 기존 사업의 방향성이나 경영 목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세간의 우려를 불식했습니다. 레고랜드 코리아에 따르면 2022년 오픈 이후 현재까지 운영에 700~8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향후 레고랜드는 춘천의 더운 여름을 고려해 물놀이 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꾸준히 지적받아온 식음료(F&B) 부문도 개선합니다. 레고사와 협업을 통해 레고브릭버거 같은 차별화 메뉴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적인 메뉴 출시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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