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한국은행이 처음으로 ‘무제한 돈풀기’에 돌입했습니다. 한도가 없는 전액공급방식으로 5조 2500억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했습니다.
2일 한은은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RP 매입 입찰을 실시한 결과 5조 2500억원이 응찰했다며, 이 금액을 모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만기는 91일이며 금리는 기준금리(연 0.75%)보다 0.03%포인트 높은 연 0.78%로 결정됐습니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입니다. 한은이 공개시장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무제한 RP매입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동원되지 않은 조치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단기금융시장에 자금 경색 우려가 커지자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겁니다.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시중에 한도없이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일정 금리 수준에서 시장의 자금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RP 매입 제도를 3개월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은은 다음주부터는 매주 화요일마다 입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모집금리는 입찰 때마다 공고합니다. 한은은 7월 이후 그동안 입찰 결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이번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