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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未生 남편'의 아내 없이 밥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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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anuary 09, 2015, 09:01:16

[아내와 외식하기]⑳ 혼자만의 외식

 

[인더뉴스 라이프&스타일팀] 지난해 말 아내가 화가 났다. 연이은 송년회가 화근이었다. 아내는 몇 차례 경고를 던졌다. 술 좀 줄이고 운동 좀 하라. 몇 차례 이야기를 했는데도, 지난 월요일 아는 업계 분과 한 잔이 길어져 새벽 1시에 집에 들어간 게 화근이었다.

 

생각해 보면 아내도 심하기는 했다. 아무리 남편이 늦게 와도 그렇지, 건전하게 호프집, 그것도 회사 앞 호프집에서 먹고 들어왔는데 이런 문전박대라니. 뭐 이건 내 사정이고, 아내의 화를 풀어주는 게 급선무다. 단단히 화가 났다.

 

집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마. 청소도 내가 할 거고. 밥도 나가서 먹고 와.”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물론 집에서 먹는 식사가 몇 끼 안 된다고 하더라도, 무슨 쿠바 경제 금수조치도 아니고 집에서 밥을 먹을 수가 없다니. 이후에도 회식이 있어도 무관심, 다음날 아침에도 무관심이었다. 서러웠을 때에는 집 근처 식당에서 아침에 속풀이를 하고 싶은데 외면을 받을 때였다. 2~3회 정도를 밥이 준비 안 됐다는 답에 발걸음을 돌렸을 게다. 그래도 점심이나 저녁 약속이 있어서, 업무로 만나는 분들과 만나 끼니를 해결했다.

 

문제는 토요일이었다. 아내는 아침에 쌩 하니 밖으로 나가버렸고, 나는 뭐 먹을게 없었다. 집에서는 물 한 병 없고, 아내의 빈 자리를 느낄 수 있었다. 길을 걷다가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전에 이 칼럼에서 준비됐던 대중식당이다. 사장님에게 밥 되나요라는 말을 하니 된다면서 들어오라고 했다. “몇 번을 못 드셨잖아라는 추임새도 곁들여 가면서. 옆쪽에는 같은 교회 다니는 아주머니 20여명이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내에게 구박받는 남편이 불쌍해 보였는지,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교회 자매님(?) 한 분이 사탕도 주고 간다. 힘내라는 뜻 같아서 스스로 처량했다. 평소에 안 먹던 라면도 한 그릇 달라고 했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라면을 메뉴에서 없앴는데, 한 개 있으니 끓여서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잔뜩 먹고 터벅터벅 나왔다.

 

근처에 있는 보그너 커피에서 혼자 한 잔 마시면서 앉았다. 아내도 내가 직장에서, 업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미생(未生)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텐데. 조금 서글펐다. 출산휴가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당신도 미생이었으면서. 섭섭했다.

 

물론 내가 섭섭한 것의 10배 이상 아내는 더욱 섭섭했을 것이다. 이전에 임신해서 배가 나오니 모두가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나 자신이 초라해진다는 말을 했었다. 그게 누구를 향한 말이었겠나.

 

어렵사리 아내와 연락이 닿아 처갓집에 갔다. 아내에게 1주일가량 타박을 받고 나니 힘이 빠진다. 그나마 내 편은 장인어른뿐이었다. 어제는 장인어른과 함께 저녁을 먹는데 한 잔 하라면서 맥주를 꺼내 주신다. 한 잔씩 하고 있는데 요즘 송년회 많지? 얼마나 힘들겠나. 만삭에 잔소리가 많아도 잘 해주게나라고 하셨다. 또 그렇게 스스로 위로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까지 아내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연말 음악회도 못 갔다. 회사뿐 아니라 집에서도 미생 신세인 한 남편의 하루였다.

 

* 보그너커피 서경대점

- 주소: 서울 성북구 정릉동 175-24

- 전화: 070-4228-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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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팀 기자 mirip@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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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관세협상 상호관세 15 ·현금투자 연 상한 200억달러 합의

韓·美 관세협상 상호관세 15% ·현금투자 연 상한 200억달러 합의

2025.10.29 21:18:34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한국과 미국이 29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2025 APEC에서 한미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이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대미 금융투자 3500억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실장은 "연간 200억달러의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집니다. 상호관세는 지난 7월 말 합의 이후 이미 15%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품목관세 중 의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습니다. '마스가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는 국내 기업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됐습니다. 자동차와 함께 대미 수출 비중이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으며,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은 막았습니다. 김 실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별도 근거도 마련했다"며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 이지만 실제 조달은 장기간 이뤄지고, 시장 매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층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양해각서(MOU)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 간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되, 20년 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환영식 직후 오찬을 겸해 87분간 진행되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습니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방위비 증액과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적 방위역량을 대폭 키울 것"이라며 "미국의 방위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한민국의 방위 산업 지원이나 방위비 증액을 확실하게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모두 발언 후 "난 한반도에서 여러분(남과 북)이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러분들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창조하고 이뤄낸 것들이 정말 놀랍다"면서 "(한국이) 조선업의 대가(master)가 됐기에 우리와 협력하고 있다"고 조선업 협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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