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코로나19 여파로 침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여행업계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중심인 여행업계 특성상 전 세계 하늘길이 열리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장마감 이후 여행업계 1·2위 업체인 하나·모두투어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보다 51% 급감한 11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7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모두투어의 매출액은 전년동기와 비교해 52% 감소한 44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코로나 여파로 두 회사 모두 2월 여행 상품 예약률이 80∼90%, 3월은 99% 이상 급감한 탓이다.
두 회사 주가는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급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주춤하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반등하는 모양새다.
1월 20일 기준 5만 3300원이었던 하나투어 주가는 이번 코로나 국면에서 2만 6600원까지 내려 앉았었다가 전 거래일 기준으로 최저치 대비 56.20% 올라 4만 1200원으로 회복했다. 모두투어도 같은날 1만 7550원이었던 주가는 절반 이상 떨어져 7170원까지 급락했었다가 1만 3150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이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하늘길이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여행사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현재 152개국 가량이 한국인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시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 여행 심리 회복도 더딜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0%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최소 6개월, 약 70%는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무기한 여행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여행은 곧 그 나라의 방역 시스템을 믿어야 하는데, 한국을 제외하면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또 이들 회사 영업수익의 대부분이 패키지 여행인데,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코로나19 관련 질병 영향력이 높은 것도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형 여행사의 경우 이를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여행사와 항공사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항공사는 비행기를 리스하는 등 자본집약적 사업인데 반해 여행사는 인건비만 효율적으로 조절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여행사들이 유급 휴직, 주3일 근무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코로나 국면 장기화를 대비해 생존 가능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 여행사들은 코로나 여파로 도산과 감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하나·모두투어는 미래 업황 회복국면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2017~2018년 레벨 이상의 모객을 시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