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주류업계의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하이트진로(000080)의 기세가 거침없다. 테라와 진로이즈백 등 신제품 인기에 힘입어 52주 신고가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반면 주류주(株) 양대산맥인 롯데칠성(005300)은 작년부터 이어온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로 인한 업소용 채널 타격 등으로 주가 흐름이 정반대 양상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이트진로는 장중 한 때 3만 95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3월 20일 주가와 비교해 80% 이상 오른 수치다. 연초(1월 2일) 종가보다는 37% 가량 올라 코로나19 이전 주가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롯데칠성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 3월 19일 바닥을 찍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날 종가 기준으로 36% 가량 오른 데 그쳤다. 이는 연초(1월 2일)와 비교해 21% 가량 떨어진 수치로,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두 기업의 희비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갈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하이트진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롯데칠성은 부진한 실적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26.2% 증가한 533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칠성은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 전년동기보다 12% 감소한 5074억원, 68% 감소한 63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하이트진로의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 인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점유율 상승을 통해 매출이 증가했고, 마진율이 개선된 것이 손익 개선의 이유”라며 “1분기 국내 맥주 시장은 유흥 시장의 부진으로 전년동기보다 10% 이상 감소했으나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액은 29.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주 매출액 역시 시장 성장률이 2% 감소했음에도 진로이즈백 인기에 힘입어 26.8% 증가했다”며 “점유율 상승을 통한 매출 증가로 원가율도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롯데칠성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 영향과 더불어 업소용 채널 비중이 높은 점이 향후 전망까지 어둡게 하는 양상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올해 상반기는 일본 불매 운동 여파와 코로나19 영향에 기인해 연간 대비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며 “게다가 주류 탑라인 회복에 가장 공을 들여야할 시점이지만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업소 분야 매출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염재화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방역지침은 순차적으로 완화되어 왔으나, 5월초 서울소재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2차 감염 확산의 우려가 확대되는 등 재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2020년 하반기에도 저하된 업소용 채널 수요는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