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유은실 기자ㅣ우여곡절 끝에 올 하반기 새출발한 케이뱅크가 빠른 속도로 외형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지난 2일 기준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대주주 적격문제와 자본부족으로 난항을 겪다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지 5개월 만의 성과입니다. 금융권에서도 케이뱅크가 영업 정상화 궤도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기대가 흘러나온 상황입니다.
◆ 몸집 불리기..“유증으로 외형 성장 속도낸다”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투자 유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주주를 유치해 신규 사업 운영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지난 7월 한 차례 4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한 케이뱅크의 현재 자본금은 9017억원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를 투자 유치 주관사로 선정하고 시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케이뱅크가 희망하는 자본확충 규모는 4000억원 정도로 이에 성공하면 자본금이 모두 1조 3000억원으로 불어나게 됩니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최근 총자본비율은 25.90%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7월 실시된 유상증자가 반영된 결과로 상승한 비율만 15.70%포인트로 집계됩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지난 7월 본격적인 유증 후 영업을 재개하면서 가파른 속도로 외형 성장을 시현 중”이라며 “향후 자본확충도 어렵지 않게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최대주주가 된 BC카드의 레버리지배수는 3.1배로 업종 내 가장 낮고 규제 수준인 6배에 비해 크게 여유가 있어 관계사지분투자 증가가 본업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 평가했습니다.
◆ 케이뱅크하면 비대면 아담대..“내년에도 계속”
케이뱅크가 몸집을 불려 외형성장을 지속하려는 이유는 바로 ‘대출’과의 연결입니다. 케이뱅크의 급속한 성장은 업계 최초로 출시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내년부터는 전세자금, 기업 등으로 대출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케이뱅크 하면 비대면 아담대가 떠오를 정도로 대표적인 상품입니다. 지난 8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도 아담대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1000명을 모집하는 1차 사전신청에는 2만 6000명이 몰렸습니다. 2차·3차 신청 때는 모집 인원을 3000명으로 늘렸고 지난달 4차부터는 선착순으로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해당 상품의 누적 취급액은 두 달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케이뱅크는 현재 모집·선착순 등의 신청 방법으로 아담대를 진행 중이지만 시스템이 안정되고 데이터가 쌓이면 대출 규모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아담대 지속은 물론 전세자금대출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대출은 규제와 전반적인 사항들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카뱅과는 다르다”..고금리 통한 주주사 협업 활발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사와 연결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이 케이뱅크만의 큰 특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뱅크의 차별화된 해법으로 ‘주주사 협력’을 꼽은 겁니다.
실제로 올해 내내 케뱅은 주주사인 우리은행과 공동으로 ‘핫딜적금X우리카드’ 적금을 출시했습니다. 최고 연 10%의 고금리를 제공한 이 상품은 2만좌 선착순이 조기 마감됐습니다. 이외에도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쌓이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신용대출 상품 3종, 아무 조건 없이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핫딜 적금’ 등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실적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최근 5개월 동안 케이뱅크 수신 잔액은 1조 4700억원, 여신잔액은 1조 45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2분기 당기순손실은 7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 줄었습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시중 은행과 달리 웹·앱 방식으로 운영돼 포털, 배달앱, 커머스앱 등의 플랫폼에서 신규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또 KT그룹 계열사로 정식 편입되며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지원도 보다 용이해져 비용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입자 500만명 정도를 유치해야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다른 은행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도하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 유사한 성장 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본 규모 9500억원, 여신 평균잔액 10조원 수준에서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