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유은실 기자ㅣ각 국가의 ‘코로나19 대응’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경제·금융 지형이 바뀌고 있습니다. 신흥국 내에서도 뜨는 국가와 지는 국가가 나눠지고 있는데요. 그동안 신흥국 중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던 브라질. 재정악화로 어떤 우려와 기대가 상존하는지 집중 조명해 봅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14일 세계경제와 글로벌 신용평가 동향이 담긴 ‘1월 국제금융 Inside’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경제 동향에서는 그동안 브라질이 제한적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재정악화의 우려가 올해 경기 회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더불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브라질의 통화정책과 재정 여력이 지난해 대부분 소진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양책이 점차 약해져 올해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브라질은 재정 위기 앞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작년엔 9개월 동안 전체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6800만명을 상대로 긴급 자금을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거의 모든 예산이 고갈됐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월 5일 “브라질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며 “브라질 경제 붕괴의 원인은 각 주지사들이 무리하게 추진한 봉쇄 조치 때문”이라고 질타했습니다.
문제는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국가의 경우 재정상황이 국가신용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재정 적자가 국가 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경제·금융 불황의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국제금융센터의 ‘글로벌 펀드자금, 신흥국 주식펀드 유출 전환’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신흥국들의 신용위험은 대체로 확대되고 통화가치도 하락했습니다. 신용위험은 브라질·남아공을 중심으로, 통화가치는 주요 신흥국에서 대체로 하락했습니다.
브라질의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이하 CDS) 프리미엄은 지난 7일 기준 153bp로 전주대비 11bp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난 10월 말 218bp에서 12월 말 142bp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겁니다.
CDS는 부도가 발생해 채권이나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을 의미합니다. 부도 가능성이 커지면 일종의 보험료 개념인 CDS 프리미엄도 높아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주요 국제신용평가사와 IMF도 지속적으로 브라질 공공부채 위험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작년 5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피치는 2020년 12월 31일 기준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BB-’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BB-는 투자적격 등급 아래로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합니다. 같은 기간 S&P가 매긴 브라질 신용등급도 ‘BB-’입니다.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브라질 신용은 재정악화, 유가 등 다양한 변수와 얽혀 있어 작년 아르헨티나가 신용등급에서 제한적 디폴트를 받은 것처럼 급격히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브라질은 신용위험에 있어 주요 취약국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