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유은실 기자ㅣ이번 주 우리은행은 ‘라임 사태’의 향방을 결정할 굵직한 절차들을 앞두고 있습니다.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라임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 절차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모두 열릴 예정인데요.
고객 신뢰 회복과 지배구조 안정화가 은행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가 우리은행에게는 ‘운명의 한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오는 23일 분쟁조정위원회 예정..배상비율이 ‘관건’
금융감독원은 23일 라임 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을 상대로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 계획입니다. 이후 개최되는 제재심에서 ‘금융기관의 피해 구제 조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분조위 결과가 한 층 더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이날 라임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이외에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다른 라임 펀드에 대해 추정 손해액(미상환액) 기준으로 사후정산 방식을 도입한 분쟁조정이 진행됩니다. 우리은행과 분쟁 신청 피해자들이 이날 분조위 안을 받아들인다면 라임펀드에 대한 구제가 모두 이뤄지는 건데요.
이번 절차의 관건은 ‘배상 비율’이 될 전망입니다. 해당 비율이 앞서 나온 KB증권의 기본 배상 비율(손실액의 60%)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반면 은행 고객들이 증권사에 비해 안정투자형 성향이 많다는 점에서 은행의 배상비율이 더 높게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상존합니다.
또 분쟁조정 신청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일부 배상이 결정되면 앞서 원금 전액 배상이 결정된 무역금융펀드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라임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투자자에게 ‘원금 100%를 배상하라’는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을 수락했습니다.
한 우리은행 라임펀드 가입자는 “상품·계약에 대한 설명이 모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뿐더러 은행에서 상품관리 자체가 안된 상황들이 밝혀졌는데, 피해자의 나이·투자경험에 따라 배상비율이 달라지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어 2차 고소 및 손해배상 소송에 관한 질문에는 “다수의 피해자들이 1년 넘게 분쟁조정위원회를 기다렸다”며 “조정안·배상결과를 지켜보고 상황에 따라 일부 피해자분들이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25일 라임펀드 제재심..주요 쟁점은 ‘소비자 보호’
25일에는 라임펀드 판매 관련 제재심이 진행됩니다. 우리은행은 라임펀드를 총 2769억원어치 판매했습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직무 정지’를 사전 통보했습니다.
이날 금감원 제재심에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소보처) 관계자들이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진행된 증권사 제재심엔 소보처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이는 이번 은행 제재 수위 결정에 ‘소비자 보호’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소비자 보호 관련 내용을 강조할 전망입니다. 중징계 확정시 우리은행 리더십·지배구조 안정화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주요 경영목표로 그룹 성장기반 확대와 내부통제 강화를 꼽았습니다.
또 금융기관 검사 관련 규정에서도 '금융거래자에 대한 피해 회복 노력 여부'와 '감독원장의 합의권고 또는 조정안을 수락한 경우' 제재 수위에 해당 내용을 참작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은행과 손 회장에 대한 제재 수위가 사전 통보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금감원이 IBK기업은행 등 라임펀드 판매 금융사에 대한 제재 수위 결정을 한 차례 연기했던 만큼, 금감원은 이날 결정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일 전망입니다. 징계안이 통과되면 이후 금융위의 관련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징계가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