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성 기자ㅣ암밍아웃 vol.2 서울시장 편/금정화·유지현·정수빈·이정아/아미북스
지난해 봄, 아미북스는 암 경험자들의 가슴에서 건져 올린 단어들로 첫 책 ‘암밍아웃’ 제주도 편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지난 1년간 ‘암밍아웃’을 통해 많은 암 경험자들을 글과 목소리와 얼굴로 만났고, 같이 울고, 웃고, 공감하며 ‘암밍아웃’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아미북스는 지난 1년간 많은 ‘아미’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암’을 통해 삶의 새로운 ‘앎’을 알아간 이들을 우리는 ‘아미’라 부릅니다.
‘암밍아웃’ 서울시장 편은 그렇게 만난 아미들과의 ‘수다’에서 시작됐습니다. 금정화, 유지현, 정수빈, 이정아, 이 네 여인은 각각의 자리에서 참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그녀 자신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누군가의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그러던 어느 날 암 환자가 되었고, 삶의 세찬 바람 앞에 휘청이기도 했지만 ‘살아 있는 한 희망이고, 또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싶다’라며 ‘암밍아웃’ 두 번째 책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시장’을 무대로 담았습니다. 친정엄마의 장바구니가 그리운 딸, 살 것도 없이 시장 구석구석을 걸었던 소녀, 시장에서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는 며느리, 나를 사랑하기 위해 뒤늦게 시장을 찾은 나…. 이들에게 시장은 엄마이고, 추억이고, 그리움이고, 끼니이고, 에너지였습니다. 내딛는 걸음마다 추억이 방울방울 솟아나는 시장에서 이들은 ‘암밍아웃’과 함께 또 하나의 ‘시장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금정화씨는 2011년 유방암을 판정받은 후 재발로 인해 3번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여자라서 당연하다고 여기던 가슴 하나 지키고 살기가 참 어렵다는 걸 실감하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며 지내는 중인데요. 작은 꿈이라면 5년을 무사히 지낸 후 ‘일 년만 잘살아 보기로 했다’ 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하는 것입니다.
유지현씨는 2017년 난소암 복강 내 전이로 3기 판정을 받고 직장을 1㎝ 정도 남기고 절제했습니다. 현재도 수술과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상태이지만, 많은 사람의 응원에 힘입어 암으로 인해 바뀐 삶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암 경험자와 가족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영국의 ‘매기센터’ 같은 공간을 한국에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정수빈씨는 2018년 폐암2기A 진단, 수술 항암 후 6개월 뒤 우하협에 재발로 4기 진단을 받고는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이 생겼는데요. 암은 파괴적인 생활 습관과 생각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며, 표적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치유 중입니다. 자연치유 과정에서 알게 된 몸의 변화와 치유 방법 등, 본인의 경험을 유튜브와 책, 그리고 강의로 널리 알려 많은 암 환우들에서 희망을 주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정아씨는 자궁내막암 1기 판정을 받고 자궁적출 후 빈궁마마가 됐습니다. 현재는 수술 후 갱년기라는, ‘중2병’보다 무섭다는 그 녀석과 함께 매일 밤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불멸의 밤을 보내는 중인데요. 그녀의 바람은 하나입니다. ‘행복해 지는 것’.
‘암이 탄생시킨 새로운 단어들’이란 부재가 달렸습니다. 156쪽, 1만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