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약하고 형식적인 징계 조치다.” “경영진 C와 임원 B를 해임하라”
지난달 내부 직원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네이버 자체 조사와 해당 임원 징계 결정에 대한 네이버사원노조의 평가입니다. 앞서 네이버는 자체 조사 결과,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네이버사원노조 공동성명(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28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본사 그린팩토리에서 ‘네이버 동료 사망사건,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안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이달 7일에 이어 두 번째 기자회견입니다.
이번 발표회는 노동조합은 지난달 31일부터 6월 23일까지 총 24일에 걸쳐 고인의 전·현직 동료 60여명을 대상으로 전화 심층 면접, 대면 인터뷰를 토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동료들로부터 확보한 증언, 메일·메신저·녹취·동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진상규명 보고서를 임직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열렸습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25일 회사 측이 발표한 징계 조치와 관련해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는 입장입니다. 특히 최인혁 경영리더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COO 직위에서 사임했지만, 공익재단인 해피빈,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으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노조는 (임직원들의) 평가, 업무지시, 보직, 인센티브, 스톡옵션 등 조직원들의 목줄을 부여잡고 인사권을 휘두를 수 있는 임원 B의 문제 언행에 대해 낮은 수준의 징계 조치를 내린 것을 비판했습니다.
사망한 직원의 경우 야간, 휴일, 휴가 중에도 일을 할 만큼 업무가 과도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네이버게이션 1위라는 목표가 부여되면서 가장 일찍 업무를 시작해 밤 10시, 11시까지 업무를 진행했고, 조직원의 퇴사로 인력이 빠졌지만, 충원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당한 업무지시와 모욕적인 언행도 추가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노조는 “임원 A가 보드마카를 책상에 던지는 행위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한다’며 사원증 목줄을 당겼다가 놓는 행동, 조직원과 동석한 조직장에게 ‘조직을 해체시키겠다’는 말을 수시로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임원 B도 고인의 상급 조직자가 아닌데도 업무 지시로 고인을 힘들게 했던 점을 확인했습니다. 여럿이 있는 업무 메신저 창에서 공개적으로 비난을 하거나 공개적으로 자리에 없는 살마을 험단하거나, 초과근무 시 ‘돈이 없어서 주말근무를 신청하는 것이냐’라는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임원 A와 B의 괴롭힘이 지속됐지만 과도한 권한으로 강하게 문제제기를 할 수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임원A와 B는 ▲ 연봉인상률 ▲ 인센티브 ▲ 인사평가 ▲스톡옵션 여부 여부 ▲조직 해체 등 인사조치의 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조는 직원의 극단적 선택 관련 재방방지를 위해 경영진C와 임원B 해임과 재발방지 대책위원회 노동3권의 주체이자 네이버 교섭대표 노동조합인 공동성명과 함께 구성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노조는 “고인을 직접적으로 괴롭힌 주 행위자는 임원A이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배경엔 경영리더이자 CIC 및 계열사 임원을 겸직한 경영진C의 비호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회의시간에서 전적인 인사권을 가진 임원 B의 위협적인 발언들에 대해 낮은 수준의 징계 조치를 준 리스크관리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임원 B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이버 노조는 “직장내 괴롭힘 등에 대응하기 위한 노사 동수로 구성된 위원회 운영, 조직장에게 과도하게 몰려있는 권한 축소, 좋은 리더십을 만드는 노사 공동시스템 구축”을 제안했습니다. 네이버는 두 가지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오는 29일부터 피켓팅을 시작으로 조합원들의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