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동부화재가 본사 직급체제를 개편하는 데 동참한다. 삼성생명에 이어 동부화재도 내년 1월부터 직급체제를 간소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두 회사는 본사 인력의 고(高)직급화로 인해 역삼각형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다만, 삼성생명은 기존 5단계 직위체제를 4단계로 줄이는 방안이고, 동부화재는 직위는 그대로 유지하되 직급을 줄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내년 1월년부터 직급체제를 기존 7단계에서 3단계로 줄인다. 직위체제는 ‘사원-주임-대리-과장-선임과장-차장-부장’의 기존 방식을 유지한다. 전에는 직위와 직급체제를 모두 동일한(7단계)로 평가했지만 이 중 직급체제를 절반으로 간소화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가장 큰 애로사항을 짚어봤을 때 지금은 워낙 고직급 인력이 많아서 연차가 쌓여도 승진을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직급체제를 전보다 줄이면 만년과장 또는 만년차장 등의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승진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7단계 직급체제를 A(Associate)직급·P(Professional)직급·L(Leader)직급으로 대폭 줄인 것. 기존 사원과 주임은 A직급(4년)으로, 대리와 과장, 선임과장은 P직급(10년), 차장과 부장은 L직급(6년)으로 나뉜다. 입사 후 근속년수를 채우면 자연스럽게 승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직급체제는 전보다 엄격하게 관리된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앞으로 고직급 인력이 점점 더 많아 역삼각형 구조가 심화될 우려가 있었다”며 “변경된 직급체제로 임금체제가 적용돼 직원들의 불만을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직급체제를 기준으로 사원에서 부장까지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7년이다. 그러나 실제 부장 직위를 다는 데까지 19년 이상 걸렸다. 앞으로는 근속년수를 기본으로 인사고과에서 승진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았다면 17년차에 부장으로 승진시켜주되, 직급에서 차등화해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과거에는 5급이 무조건 차장직위였다면, 앞으론 5급 부장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한 부서에 같은 직급의 차장과 부장이 나올 수 있게 된다. 또 같은 부장이어도 직급평가에 따라 부서장 또는 파트장 등의 맡는 보직도 달라질 수 있다.
동부화재는 관계자는 “같은 부장에서도 직급이 개인역량에 따라 제각각일 수 있고, 특히 부서장이 되려면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는 방침이다”며 “일부 부장이 성과를 인정받아 부서장을 맡게 되면 나머지 보직없는 부장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생보업계 1위 기업인 삼성생명도 내년부터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5단계를 ‘사원-선임-책임-수석’ 4단계로 개편한다. 기존 사원·대리는 각각 사원·선임으로, 과장과 차장 일부는 책임으로, 차장 일부와 부장은 수석으로 각각 명칭과 역할이 바뀌게 된다.
삼성생명은 내년 2월말 새로운 직급체제 개편을 반영해 직원들의 승진 인사를 낼 예정이다. 금융계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지난 2010년부터 4직급 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해상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직급체제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