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보험사기는 암적인 존재입니다. 결과적으로 선량한 고객에게 보험료 부담을 주게 되는데, 보험사로서 보험사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한국 사람이 좋아서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즐겁다는 벨기에·프랑스출신의 외국계 보험사 CEO는 보험사기에 대해 언급할 때 돌연 눈빛이 달라졌다. 특히 자동차사고 수리과정에서 만연해 있는 우리나라 보험사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선량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서 반드시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르꽁뜨 악사다이렉트 대표. 지난 2001년 우리나라에 다이렉트 보험을 최초로 도입해 판매한 악사다이렉트의 수장이다. 악사다이렉트는 보험업계에서 마일리지 할인특약을 가장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한 회사다.
악사다이렉트는 그동안 주로 자동차보험을 주력해 판매해 왔다. 그러나 악사가 최근 일반보험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종합손해보험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프랑수아 르꽁뜨 악사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랑수아 르꽁뜨 악사 대표는 2004년 악사그룹에서 일을 시작해 기업재무 담당 최고책임자를 역임했다. 2011년부터는 홍콩 아시아 본부에서 재무담당 최고책임자로 아시아의 사업전략과 주요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과거 악사가 교보생명과 손을 맞잡았을 때 업무관련 한국에 머물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봄 다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에서 보낸 첫 번째 1년은 어땠는지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우선 한국에서 일하게 돼서 너무 즐겁습니다. 특히 저는 한국사람들만이 가진 특유의 감정과 따뜻한 마음씨를 무척 좋아합니다. 이 부분은 다른 아시아국가 사람들에게는 없지만, 한국인들만 가진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지난해 악사대표로 보낸 첫 1년의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작년은 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악사를 포함해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사들이 적자를 기록했지요. 올해는 우선적으로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정했고, 이런 차원에서 보험료도 올렸습니다.”
프랑수아 대표는 회사혁신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일례로, 그가 대표로 온 후 악사는 현장출동 모바일 영상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고 현장을 모바일로 촬영해 전담직원에 보내면 실시간으로 사고처리가 이뤄지고, 현장출동 직원에도 전송돼 사고처리가 한결 빠르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악사 CEO로 지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소식을 들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보험산업에 대한 규제를 모두 풀겠다고 발표한 것. 그 결과, 보험상품부터 가격까지 보험사가 알아서 정할 수 있게 됐다. 프랑수아 대표는 금융 당국의 발표를 무척이나 반기는 기색이었다.
“이번 규제완화가 악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이렉트 보험사로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데이터가 있어도 규제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죠.”
프랑수아 대표는 자동차 보험에서 많은 변화를 줄 것임을 예고했다. “4월에 맞춰 보험료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령, 우량고객에 대한 인수기준이 달라져 그렇지 않은 고객과의 보험료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죠. 악사도 우량고객에 더 많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해 (타사 고객이)가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입니다.”
그는 최근 국내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온라인전용 자동차보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존 일부 보험사에 몰렸던 온라인 고객이 분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악사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이 이동하면서 악사로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됩니다.”
조곤조곤하게 얘기를 나눴던 그였지만, 보험사기와 관계된 얘기를 나눌 때에는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자동차사고 후 수리과정에 만연한 보험사기는 결국 기존 선량한 고객에게 보험료 부담을 주게 됩니다. 자동차 보상관련 내부 프로세스를 강화해 보험사기에 대해서도 더욱 신경쓰고 있습니다.”
사실 악사는 유럽에서 보장성 상품이 강한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일반보험 상품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보험과 일반장기손해보험의 비율을 절반으로 맞춘다는 목표다. 현재는 자동차보험 가입비중이 85%이며, 일반보험은 15%가량 된다.
“현재 질병, 상해, 여행자, 운전자보험 등 보장성 상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존 자동차보험 고객 상대로 일반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내년에는 고객군을 넓혀서 영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향후엔 한국시장에서 담보하지 않은 상품을 판매해 악사만의 강점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사회공헌과 관련해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캠페인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안전교육이 장기적으로 사고예방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교통사고로 매년 5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고 예방을 위해 손보사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예방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올해 임기 2년차인 프랑수아 대표에겐 지나온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길다. 인터뷰 말미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올해가 큰 기회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혁신적이고, 독특하면서 특별한 악사만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