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권지영 기자]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LIG손해보험의 그룹일가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LIG손보의 매각은 수년 전부터 거론돼 왔지만, 매각 시기가 점쳐지지는 않은 상황이어서 업계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LIG그룹과 LIG손해보험은 최대주주인 구본상 LIG그룹 부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16명이 보유한 지분 1257만4500주(지분율 20.96%)를 전량 매각한다고 19일 밝혔다.
LIG 측이 밝힌 지분 매각 이유는 계열사인 LIG건설이 발행한 '사기성 기업어음(CP)'의 피해자들의 보상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13일 LIG 총수 일가는 사재출연을 통해 CP 피해자 모두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겠다고 결정했는데, 이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설명이다.
보험 업계에서는 이번 LIG손보의 매각 발표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몇 해 전부터 매각설이 나돌기는 했지만, 너무 급작스럽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의 관계자는 “LIG그룹이 LIG넥스원 등의 방위산업 등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서 회사(LIG손보)를 매각할 것이라는 얘기는 수년 전부터 있어 왔다”며 “하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매각을 발표할 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LIG손해보험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LIG손보 관계자는 "갑작스런 매각발표에 회사 직원들도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며 "대주주가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 대해 최대한 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사 매각결정은 지난주에 검토가 된 사항. 경영진들조차 며칠 전에 결정여부를 알았으며 임원진들은 발표날인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이미 매각 대상이 정해진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지분)매각 발표를 한 후 주식이 팔리지 않으면 기업가치의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매각 대상과 사전 교감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발표를 하기가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간 끌기 용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에서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시간 동안 CP 투자 피해자들에게 지급할 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