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대웅 기자ㅣ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낸 국내 증시가 새해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3년 증시는 뚜렷해지는 경기 둔화 흐름 속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며 불확실성의 파도 속에 놓일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러시아, 대만, 미국 등 주요국이 대선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지정학적 갈등이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패권경쟁의 장에서 ‘신규범 수립과 진영화’가 본격적으로 시도되고 ‘첨단기술 통제와 공급망 재편’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우발적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융시장은 경기 호황기보다 둔화기에 지정학 위험에 더욱 민감한 경향을 보여왔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의 둔화 흐름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힌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상품 중심의 제조업 경기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는 중"이라며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은 드디어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감도 지속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역시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마이너스 수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 등에 한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대내외 수요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지표의 흐름은 새해에 더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경기 위축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안전자산 선호 경향 확대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침체 국면 속에서 기회를 잡으려는 노력도 분주할 전망이다. 경기 둔화 환경에서도 수요가 잔존하는 분야를 공략한 기업들을 선별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환경 에너지, 국방, EV 배터리 등이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직접적인 정부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업종은 친환경 에너지와 국방"이라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고 국방비 증진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V 배터리 분야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확장되는 북미 시장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1월 효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높다. 1월 효과란, 특별한 호재가 없지만 연초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반영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확률적으로도 1월 효과가 도래할 가능성은 높다. 2001년 이후 코스피는 13차례(70%) +0.9%의 1월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코스닥의 1월 효과가 코스피 대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대형주의 이익 바닥 다지기가 아직 관찰되지 않는 점도 중소형주 위주의 수급 모멘텀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CPI가 2개월 연속 둔화된 시점 이후 실질 금리의 추가적인 상단 돌파가 제한된 흐름을 보이
고 있는 중"이라며 "해당 이벤트를 기점으로 외국인들도 그간 상대적으로 매도 우위를 보였던 중소형주 위
주 수급을 점진적으로 채워나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