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식구들과 나누어 먹어야 제맛이라는 수박이 1인 가구를 위한 여름철 '최애' 과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2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마트의 소형수박(까망애플수박·블랙망고수박) 매출은 전년 대비 64.3% 증가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에는 1인 가구를 겨냥해 '나혼자 수박' 등 600g 미만 소포장 수박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2017년에 출시한 '반쪽수박'은 1년 만에 매출이 160% 신장하기도 했습니다.
수분 함량이 90%인 수박은 여름철이 되면 수요가 증가하는 대표 제철 과일입니다. 하지만 1인 가구에게 수박 구매는 쉽지 않습니다. 다른 과일보다 큰 부피 탓에 한 번에 다 먹기 힘들고 보관도 쉽지 않은데 음식물 쓰레기 처리도 성가시기 때문입니다. 이에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유형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수박을 선보이며 1인 가구 소비자에게도 수박 구매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마트24는 지난 6월부터 통수박, 껍질없는 반통수박 등 수박 5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껍질없는 반통수박은 수박 껍질을 제거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부담을 줄였으며, 수박도시락은 한입 크기의 수박 조각들로 구성했습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박 매출 증가율은 매년 60%를 웃돕니다.
이마트뿐만 아니라 롯데마트에서 파는 5kg 미만 미니 수박도 7월(1~26일) 매출이 전년 대비 20% 늘었습니다. 롯데마트는 2019년부터 온도, 산소의 농도 등을 최적의 상태로 조절해주는 'CA 저장 수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해 ‘씨적은 수박’을 시작으로 지난해 CA 저장 수박 매출은 30% 이상 신장했습니다.
편의점 CU도 지난 7월 과일주스 전문점 ‘쥬씨’와 손잡고 480g 1~2인분 수박 도시락을 내놨습니다. CU는 수박 도시락 같은 소용량 과일 상품군을 확대하고 중간 유통 구조를 없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반값 과일 시리즈를 확대 운영할 예정입니다.
온라인으로 수박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었습니다. 마켓컬리의 7월 수박 판매량은 전년 대비 53% 늘었습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5월 11~31일 사이 퀵커머스 '즉시배송'에서 소용량 수박(망고수박, 애플수박)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83%, 184% 증가했습니다.
대형마트 기반 '마트직송'에서도 1인 가구가 먹기 부담 없는 미니 수박이 대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난해 7~9kg의 수박 매출 비중이 60%에 달했지만 올해는 4~6kg 수박 비중이 60%를 차지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앞선 5월 일주일간 '수박유니버스'를 열고 이색 수박과 브랜드 수박용기 10종을 선보였습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30대 1인 가구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여러 대형마트나 유통업체마다 다양한 종류의 수박을 소분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먹기 편하고 보관도 편리한데다가 껍질도 나오지 않아 여름철 다른 제철 과일보다 소분한 수박을 자주 사 먹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소비 과정에서 간편함을 추구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편의점 조각 수박 등 과일 구매가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수박에 더해 샤인머스캣, 체리 등 알단위 과일의 간편 포장 출시 및 제철 사과 조각 과일 출시 등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