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Column 칼럼

[서지은의 보험키워드] 헤어진 연인, 본전생각이 난다해도

URL복사

Sunday, June 02, 2024, 09:06:46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무릇 연인 관계란 영원한 것이 아니어서 두 사람이 만나 아무리 뜨겁게 사랑해도 이별을 맞이한다. 연애할 때는 상대에게 무엇을 줘도 전혀 아깝지 않다. 오죽하면 하늘의 별도 달도 따다 주겠다는 말이 나왔을까. 그러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본전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애정이 식었다는 증거라고 한다. 뭐라도 더 주고 싶던 두 사람이 자그마한 것에도 아까운 마음이 들기 시작하고 상대는 내게 별 해주는 것도 없는데 왜 늘 나만? 이런 마음이 어느순간부터 끊임없이 비집고 들어오면 인정해야 한다. 사랑은 끝난 거라고.

 

그런데 헤어진 후에도 지난 관계가 지저분하게 질질 끄는 경우가 있다. 이별에는 서로 합의가 되었으나 더 이상 우리는 연인이 아니고 관계가 사라진 남남이 되었으니 내가 너에게 해준 걸 다 내놓고 떠나라 한다. 부부가 이혼하면 재산분할을 하고 양육권과 친권을 누가 가질 것인가를 두고 합의 혹은 조정을 하거나 나아가 소송까지도 불사한다. 위자료도 내놓으라고 한다. 대개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쪽이 위자료를 지급한다.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네가 나에게 피해를 끼쳤으니 이걸 책임지라는 뜻이다.

 

그럼 사귀다 헤어졌으니 내가 네게 준 걸 다 내놓으라는 것, 혼인 파탄에 책임을 금전으로 지라는 것, 이 경우는 보상일까 배상일까?

 

보상과 배상,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왕왕 마주하는 말인데 그 둘이 어떻게 다른지를 물어보면 다들 고개를 갸웃한다. 내가 가입한 보험에 배상과 보상이라는 말이 쓰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를 제대로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보험설계사로 일한 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나도 이 둘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단어의 뜻을 몰라서가 아니라 워낙 사례가 다양하다 보니 AI처럼 차르륵 설명하기 어렵다.

 

배상은 위법이나 불법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해 손해를 끼쳤을 때 이를 원상태로 되돌리는 일이고, 보상은 적법한 행위지만 그로 인해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갚아주는 것이다. 즉, 배상과 보상을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적법함에 있다. 법을 어기면서 발생한 손해는 배상, 법을 어기지는 않았으나 사고 등으로 일어난 손실에 대해 갚아야 하는 것은 보상이다. 둘 다 손실 복구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배상은 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인해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더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렇듯 사고가 발생해 법률상 책임을 져야 할 때 가해자가 배상할 돈이 없어 피해자의 손해를 제대로 책임질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각종 시설물에 대해 '배상책임보험'을 의무가입으로 정해두었다. 학원 배상책임보험, 건물의 승강기 배상책임보험, 자동차책임보험 등이 대표적으로 이에 해당한다.

 

또한 배상책임보험은 시설물뿐만 아니라 가입자(피보험자)가 타인에게 피해를 줬을 때도 이를 금전적으로 갚음으로 법적인 책임을 면할 수 있게 한다. 대표적으로 운전자 보험이나 주택화재보험과 같은 곳에 포함시키는 '가족 일상생활 배상책임' 담보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결국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손해에 대한 회복 비용을 부담하게 되므로 피보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보험의 가장 중대한 목적이다.

 

보상은 불법이나 위법과 상관 없이 손실에 대한 복구를 목적으로 한다. 불가피하게 타인에게피해를 줬지만,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면 이 경우 손실에 대해 배상이 아닌 보상이 이루어진다. 즉, 행위 자체는 정당하고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손해가 발생했고 이를 회복하는 것이 보상이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의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토지소유주에게 금전적으로 소유주가 잃게 될 토지의 가치만큼 보상하는 경우나, 암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 가입자가 약관에 명시된 이유로 손실이 발생하면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에 따라 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도 보상에 해당한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에서 관리하는 공적 보험인 산재보험도 보상보험이다. 정확한 이름은 산업재해 보상보험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업무 중 입은 재해에 대해 사업주의 의무를 구체화한 것이다 즉, 근로자가 다치면 사업주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보상해야 하는데 이를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2018년부터 상시근로자 1인 미만 업장까지 확장되었고 정식으로 사업 필증을 내는 사업장 어디나 적용되는 보험이며 사업주는 보험 가입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자발적으로 이행해야 하고 보험료도 스스로 납부해야 한다.

 

근로자가 산재보험을 통해 받은 보상금으로도 피해회복이 어려울 때는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이때는 피해의 발생이 근로자의 과실이 아닌 사업장 혹은 사업주의 과실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배상의 기준이 적법성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나도 손해를 입지 않고 살 수만 있다면 참 좋겠지만 사회는 복잡한 인간관계로 얽혀있어 인생은 평탄한 길로만 갈 수 없다. 독야청청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내게든 남에게든 피해나 손실은 발생하기 마련이다. 사귀다 헤어질 때 내가 준 걸 다 놓고 가라는 말은 지난 시간과 내 마음, 이별 후 맞이할 감정적 상실(손실)을 보상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본전 생각이 간절해진 쪼잔한 마음일 확률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내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해서겠지. 그때 상대방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깔끔하게 서로 주고받은 걸 건네주고 이걸로 각자의 피해에 대해 계산이 끝났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배상과 보상을 따지며 살아야 하는 복잡하고 각박하기 짝이 없는 이 시절에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마저 손익을 따지는 차가운 이별로 마침표를 찍는 건 슬픈 일이다. 아름다운 이별은 좋은 이별이 아니라 안전한 이별인지 모른다. 부디 이별 보상보험이 상품으로 출시되지 않기만을 바란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김용운 기자 lucky@inthenews.co.kr

배너

우리금융 ‘우리투자증권’ 10년만에 다시 등판…임종룡의 사업다각화 시동

우리금융 ‘우리투자증권’ 10년만에 다시 등판…임종룡의 사업다각화 시동

2024.07.24 18:38:4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우리금융그룹 소속 '우리투자증권'이 오는 8월 정식출범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돌입했습니다. 2014년 6월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한 우리금융그룹은 10년만에 다시 증권업으로 진출하며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합병안 및 단기금융업무 인가안을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종합증권사로 업무를 영위하기 위한 한국포스증권의 투자매매업 변경 예비인가와 투자중개업 추가등록, 우리금융지주의 합병증권사(우리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도 의결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5월말 시작된 우리금융그룹의 우리투자증권 출범 인가절차는 마무리됐습니다. 금융당국은 민간전문가로 이뤄진 외부평가위원회 심사·실지조사를 거쳐 인가요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관련법령상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증권을 존속법인으로 우리종금을 흡수합병해 출범하는 증권사 사명은 '우리투자증권'으로 변경됩니다. 출범일은 8월1일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은 합병증권사 출범 10년내 업계 상위 10위권(톱10) 초대형 IB로 키워낸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자기자본이 1조1500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18위 수준입니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증권사 추가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초대형 IB'에 걸맞는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초대형 IB가 되면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초대형 IB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으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개사가 지정돼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부활을 계기로 '선도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그룹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더욱 몰입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핵심계열사인 은행은 물론 증권-보험-카드 등으로 연결되는 수익구조 다변화는 우리금융의 오랜 바람이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비전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말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지분인수 관련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 중이기도 합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