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약 2주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한 후 한 발언입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지난주 미국 동부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미국 서부로 이동해 메타, 아마존, 퀄컴 등 IT·AI·반도체 분야의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이 회장은 현지시간 11일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가졌습니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의 방한 이후 4개월만의 만남이며 2011년 저커버그 CEO의 자택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이후로 8번째 만남입니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S/W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주로 논의했습니다. 이번 협의를 통해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전망입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지시간 12일에는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습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회장은 재시 CEO와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재시 CEO는 작년 4월 생성형AI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을 밝히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사업에 있어 AI반도체가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삼성전자와 아마존의 협력 관계도 견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TV·모바일·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한편, 이 회장은 현지시간 10일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새롭게 열리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오랜 협력관계에 있습니다. 퀄컴은 삼성 모바일 제품에 최첨단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했으며 최근에는 AI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기간 중에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달말 세트와 부품(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이 회장의 이번 미국 출장은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 국내외 기업들 사이에서 다시금 경쟁력을 탈환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으며 최근 SK하이닉스와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에서 뒤처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이러한 삼성전자의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이번 출장에서 '기술 초경쟁' 시대 속 삼성의 글로벌 위상과 미래 기술 경쟁력을 점검했습니다.
이번 출장을 통해 이 회장이 빅테크들과 협의한 사안이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어떻게 삼성만의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구체화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