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이날 새벽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 창업자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지난해 상반기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싸고 상호 공개매수 과정에서 분쟁이 일어나자 지난해 10월과 11월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후 검찰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 판교아지트 소재 카카오그룹 일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갔고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비공개로 소환한 뒤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고자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현재 받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며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한 뒤 한게임을 통해 국내 인터넷 벤처업계 창업 1세대로 승승장구했습니다. 특히 2010년 아이폰용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보급에 큰 역활을 했습니다.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김 위원장은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이어갔고 벤처 신화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21년 블룸버그통신은 김 위원장의 재산이 약 15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구속과 재판 결과에 따라 카카오가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 지위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서 대주주가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비상경영을 선언하면서 147개이던 계열사를 124개로 줄이는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중에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