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과거 잡지, 신문부터 현재 OTT까지 점차 범위를 확장해오던 구독 시스템이 이제 가전으로까지 영역을 넓혔습니다.
실제로 30일 LG전자[066570]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LG 베스트샵에서 판매된 LG전자 주요 제품의 구독 비중은 36.2%로 조사됐습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을 이용하는 사용자 10명 중 3명이 구독을 통한 제품 이용을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LG전자의 구독 사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1341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21일 인베스트 포럼을 열고 발표에 나선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가전 구독의 경우 이미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 사업' 위상을 확보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른 유니콘 사업 등극이 기대되는 시드 사업군들도 본격적인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도 본격적으로 가전 구독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DX(Device eXperience) 부문에서 구독 비즈니스 한국 총괄 경력직 채용 공고를 냄에 따라 업계는 이르면 10월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부터 가습기, 노트북 등 23가지 제품군에 대한 구독 서비스를 시행 중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 통합형 조리기기인 비스포크 큐커 제품만 구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기에 향후 제품군 확장을 통해 시장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렌탈? 구독? 어떻게 다른 걸까
구독 서비스는 렌탈과 매우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이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렌탈 서비스보다 확장된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우선 구독 기간을 보다 자유롭게 고객이 설정할 수 있습니다. LG전자의 구독 서비스는 3~6년(일부 제품의 경우 7년)까지 구독 기간을 정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금액을 월마다 지불하며 제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4년 이상 구독할 경우 구독 기간이 끝나면 제품을 반납, 또는 소유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깁니다.
또한, 구독 기간동안 무상 AS, 정기 세척 등 다양한 케어 서비스를 보장해준다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고가의 제품인 만큼 지속적인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역시 고객들에게 큰 장점을 다가왔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최근 가전 제품이 프리미엄 라인으로 계속 출시되며 상대적으로 고가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기에 이런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큰 목돈을 들일 필요 없이 월 요금으로 저렴하게 가전을 이용할 수 있어 많은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다"라며 "구독 기간 이후 제품을 소유할지 반납할지 고객의 선택권을 넓힌 것도 이용 부담을 낮췄다"고 설명했습니다.
구독 서비스에 해당하는 제품군이 다양한 것도 구독 결정의 사유가 됩니다. 프리미엄 가전인 에어컨, 냉장고 뿐 아니라 가습기, 노트북 등 제품들도 특정 소비자 층에게는 구입 부담을 줄이면서 제품을 사용할 수 있기에 다양한 고객층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입니다.
삼성도 이어 뛰어드는 구독 사업, 계속 확장될까
작년 LG전자의 구독 사업은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1조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국내 구독 서비스 이용 비율 역시 15%에서 20%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여기에 더해 가전 업계에 따르면 보통 가전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3~5% 수준이지만 구독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구독 사업이 미래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 분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삼성전자 역시 구독 시장에 진입할 기미를 보이며 LG전자 역시 구독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전 제품에 집중되어 있는 구독 서비스를 산업용 로봇, 클로이 봇 등 상업용 로봇 등 B2B 사업으로도 구독 사업의 영역을 넓혀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독 사업은 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와 틀이 잡혀있다면 여러 제품군으로 확장해나가는 것이 용이하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구독 기간이 끝난 후 고객이 소유가 아닌 반납을 선택할 경우입니다. 이 경우 반납된 제품은 폐기되는 것이 원칙이기에 구독이 늘어날수록 폐기되는 제품이 많아지는 것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반납된 제품을 리퍼비시(환불 또는 반품된 제품 등을 신상품 수준으로 재정비해 다시 판매하는 것)해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재철 LG전자 H&A(홈 애플리케이션&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자원 재활용 부분에서 새로운 설루션을 찾을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구독이 완료된 제품을 리퍼비시해서 재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고려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