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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 퍼렇던 금감원장 “불편과 어려움 송구·죄송” 고개숙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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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10, 2024, 15:09:08

금감원장-은행장 간담회 후 브리핑
연일 은행권 비판하다 자율관리 강조
금리 오르고 은행별 제각각 대출 도마
"대출절벽 오해없게 은행에 관리 당부"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현정권 대표적인 실세관료이자 금융권 규제의 칼날을 쥔 금융감독원 수장으로서 각종 현안에 거침없는 의견표명과 비판발언을 해온 이복현 금감원장이 10일 사실상 '대국민 사과'했습니다.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 회복세와 맞물린 가계부채 증가세를 은행권의 무분별한 대출확대에서 원인을 찾으며 가계대출 관리를 거칠게 압박한 것이 금융당국간 정책 엇박자를 초래하고 시장혼란만 야기하고 있다는 여론의 질타에 결국 고개를 숙인 것입니다.


가계대출 엄정관리 기조 아래 은행권 자율관리로 일단락됐지만 최근 두달여 이어진 금감원장의 구두개입과 직후 은행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금리인상·한도축소·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하루가 멀다하고 대책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규제산업의 후진적 행태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18개 국내은행 은행장과 간담회를 한 뒤 취재진을 만나 "가계대출 급증세와 관련해 조금 더 세밀하게 입장과 메세지를 내지 못한 부분, 국민과 은행창구에서 직접 업무하는 직원들에게 불편과 어려움을 드려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서슬 퍼런 기세로 "무리한 대출확대가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킨다"거나 "은행에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압박수위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이 원장의 공식사과는 예상치 못한 '깜짝이벤트'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번 은행장 간담회에서도 은행별로 제각각인 가계대출 관리에 대해 금감원장으로서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이 원장의 급격한 태세 전환은 은행 레버리지를 전제로 하는 부동산시장의 반발과 당장 대출이 시급한 실수요층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는 상황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은행들은 금감원장의 가계부채 악화 발언이 나오자 앞다퉈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였습니다. 최근 한달여 주요 은행들은 20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잠재적인 대출수요를 억제할 수 있지만 기존 대출자들은 가중되는 원리금 상환부담을 견뎌야 합니다. 은행은 '고금리 이자장사 한다'는 원치 않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이 원장은 8월말 한 방송에 출연해 "은행이 물량관리나 적절한 미시관리를 하는 대신 금액(금리)을 올리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은행 자율성 측면에서 개입을 적게 했지만 앞으로는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 비춰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공개비판했습니다.


은행들은 즉각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제한·축소, 전세 낀 매매 이른바 '갭투자' 차단을 내세운 전세자금대출 제한, 신용대출 제한 등 가계대출 관리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문제는 은행마다 적용 대상·범위가 달라 전체 대출시장의 혼선이 빚어지고 애먼 실수요자까지 대출이 막히는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원장이 지난 4일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에 대한 관리강화는 바람직하지만 대출 실수요까지 제약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달라"고 한발 물러선 건 이 때문입니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도 실수요자 피해 논란과 관련해 "각 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 관리사항이 다르므로 여신심사에 대해 특정 기준을 세워 논의하되 일부 그레이존(회색지대)에서 판단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선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급격한 (부동산) 가격상승 기대감에 편승해 특정자산에 쏠림이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건 은행 입장에서도 적정한 관리가 아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환부담이 크다"며 "대출절벽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체계적·점진적인 스케줄을 갖고 관리하도록 은행에 말씀드렸다"고 부연했습니다.


은행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 차등화 등 추가적인 가계대출 관리방안에 대해서는 "10~11월 가계대출 흐름, 2단계 스트레스 DSR 효과, 은행의 여신심사 정밀화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 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끝내면서 "대출정책 운영 때문에 국민, 소비자, 은행에서 업무 담당하시는 분들을 불편하게 해 송구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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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현 기자 heysunn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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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①농심] 신라면, ‘까다로운 월마트’ 넘고 날개 달다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①농심] 신라면, ‘까다로운 월마트’ 넘고 날개 달다

2024.09.18 09:27:10

K콘텐츠 위상과 함께 한국 드라마·영화 속 음식을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습니다. 유튜브에 쏟아지는 각종 바이럴 마케팅은 기업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류는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 수십년에 걸친 기업들의 현지 기반 다지기 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한 이들은 저조한 인지도와 낯선 유통체계,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등에도 뚝심으로 버틴 결과 글로벌 K푸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한국 라면 인기가 뜨겁습니다. 올해 1~8월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라면 수출액은 8억달러로 전년보다 32% 증가하며 '수출 효자' 상품임을 증명했습니다. 한국 라면은 전 세계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중 마트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게 어렵지 않아졌습니다. 지난해 농심은 해외법인 성과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매출 3조4106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89.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37%, 영업이익의 50%를 해외에서 벌었는데 해외 매출의 42%를 핵심 시장인 북미(미국·캐나다)에서 거뒀습니다. 북미 시장은 지난해 신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신라면의 글로벌 인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법인 성장세가 돋보였습니다. 미국법인은 농심 전체 해외법인 중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합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6198억원, 599억원으로 2년 전보다 각각 53%, 116% 늘었습니다. 농심과 미국의 만남은 5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내 대부분 식품기업이 내수 시장에 집중하던 1970년 농심은 국내 최초로 소고기라면을 개발한 뒤 이듬해인 1971년부터 미국에 수출했습니다. 진출 초반에는 주로 한인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을 유통했습니다. 이후 10여년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고 80년대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들이 시장에 하나둘 안착했습니다. 1984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영업사무소를 만들었으며 1994년에 미국에 농심 첫 해외법인을 설립했습니다. 2005년 6월에는 캘리포니아에 LA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영업을 본격화했습니다.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 농심은 2010년대 들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2013년 대형마트 체인점 월마트와의 직거래 계약은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 공략의 기폭제로 작용했습니다. 당시 월마트 7개 매장에서 신라면 테스트 판매를 시작한 게 월마트 거래의 시초였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월마트는 제품에 대한 검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테스트 판매에서 실패하면 영원히 입점할 수 없다"며 "회사의 경영상황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전 세계 수많은 브랜드 중 월마트에 입점되는 제품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2017년에는 업계 최초로 월마트 4000여 점포에 입점하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렸습니다. 농심은 코스트코, 크로거, 샘스클럽 등 미국 메이저 유통사 전 점포에서 신라면을 팔았고 2018년부터는 메인스트림 시장 매출이 아시안 마켓 매출을 6대 4 비율로 제쳤습니다. 신라면은 한인마트를 벗어나 미국 소비자들이 더 많이 먹는 라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지 언론들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심이 2011년 출시한 '신라면 블랙'은 국내에서는 처절히 실패했지만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고, 2020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2021년 뉴욕매거진이 발표한 최고의 라면에도 한국라면 중 유일하게 포함됐습니다. 농심은 월마트 전 점포 입점 외에도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인기를 끌며 매출이 상승세를 탔고 펜데믹 이후로는 간편식 선호 현상에 라면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이에 2022년 4월부터는 제2공장을 가동하며 미국 내 증가하는 라면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습니다. 미국법인 매출은 2005년 417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6600만달러로 17년 간 11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2공장은 연간 3억5000개의 라면을 생산합니다. 1공장까지 합치면 농심의 연간 라면 생산량은 8억5000만개에 달합니다. 2공장 생산능력 증대와 함께 대형 유통업체 중심의 영업·마케팅 활동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은 일본의 도요수산·닛싯푸드와 함께 3대 라면 브랜드로 꼽힙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농심의 점유율은 25.2%로 도요수산(47.7%)에 이어 2위입니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법인 매출을 지금의 3배 수준인 15억달러(약 2조원)까지 끌어올리고 라면 시장 1위에 오르는 게 목표입니다. 하반기부터는 라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냅니다. 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라틴계 비중이 높은 텍사스, 켈리포니아 등을 우선 공략하고 해당 성과를 토대로 멕시코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멕시코 라면시장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합니다. 농심은 하반기 2공장 신규 라인 증설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는 K푸드 트랜드, 농심 제품 활용 레시피 등 한식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매달 'Sabor Y Elegancia'라는 매거진을 발간해 히스패닉 소비자가 주로 찾는 마트에 배포하고 있다"며 올해 멕시코에 지점을 설치하는 등 미국 내 히스패닉과 멕시코 라틴계 시장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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