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생명보험 산업의 성장과 번영의 트리거(Trigger)가 될 것입니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1일 신년사에서 송나라 도원이 지은 불교서적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에
백척간두(百尺竿頭) 진일보(進一步)를 언급했다. 매우 위태롭고 어려운 지경으로 막다른 위험에 놓이게 됐을 때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어 이 회장은 “올해 생보업계는 금리인상, IFRS17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핀테크, 블록체인, 4차 산업혁명 등으로 혁신이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해 재무건전성 기준 강화에 대한 선제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상반기 IFRS17 기준서를 공표하고 2021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부채평가기준이 계약시점의 원가평가 방식에서 결산시점의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평가로 바뀌게 된다. 이 때문에 과거 판매한 보험계약의 부채규모가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수창 회장은 “IFRS17는 수익을 보험기간 전체로 배분하는 등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며 “당국과 대응전략을 협의하고, 각 회사별로 외부 전문기관에 컨설팅 의뢰 또는 관련 태스크포스 운영 등 연착륙에 필요한 최적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감독방식이 사전적 규제에서 사후감독으로 바뀜에 따라 고객 맞춤형 상품개발을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고령화에 대응해 유병자를 대상으로 한 연금보험과 건강보험을 개발하고, 핀테크와 접목해 웨어러블기기와 연동한 건강보험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이 회장은 보험다모아와 같은 보험비교몰에 적합한 단순한 보험상품 개발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는 물론, 시장경쟁을 통해 보험회사의 핵심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며 “가격 비교공시 활성화와 영업행위 규제 강화 등 보완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상품 판매와 마케팅 분야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대면채널 중심의 전략과 핀테크 기반의 새로운 판매채널을 찾아야 한다는 것. 그는 “새 판매채널이나 사업모델 도입을 위해 핀테크 기반의 사업체와 파트너십 또는 인수, 합병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엄 시대를 겨냥해 SNS을 활용해 판매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웨어러블 또는 모바일 장치 등을 적극 이용해 개인 맞춤형 자산과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적, 상호적 관계를 형성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제시한 대안이다.
이 회장은 “생명보험은 국민의 건강하고 편안한 노후를 위해 사회안전망으로 역할이 지속돼야 한다”면서 “연금과 장기간병보험과 같은 고령층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고, 잠재적인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