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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의 보험키워드] 납입면제, 보험료를 대신 내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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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ch 30, 2025, 07:03:43

 

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사회적 혹은 개인적 이슈가 터지면 보험설계사는 분주해진다. 화재 뉴스가 많으면 화재보험을, 새로운 암 치료법이 나오면 암보험을,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보장보험 문의가 쏟아진다. 보험업에 종사하는 이에게 상담으로 바쁜 건 마다할 일이 아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 앞에서는 마음이 무겁다.

 

지레 겁을 주는 공포마케팅은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동안 내가 가장 지양해 온 방식이다. 그럼에도 일을 하다 보면 다소 강하게 어필을 해서라도 밀어붙여야 하지 않았나? 하는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고난이 닥쳐서야 보험을 떠올리며 가입할 결심을 하지만 이미 일이 생긴 후에는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설계사 경력 10년 가까이 흐르고 보니 마치 뭔가 예감이라도 한 건가 싶은 일들과 만난다.

 

몇 년 전, 먼 친척이 내가 설계사를 하고 있단 소식을 듣고 종신보험을 문의해 왔다. 그녀에겐 자녀가 세 명이었고 아이들에게 무언가 남겨주고 싶다며, 적절한 금액으로 20년을 납부하는 종신보험을 설계하면서 생명보험 상품에 기본적으로 들어있는 납입면제(신체 합산 장해 50% 이상) 외에 '3대 질병(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납입면제' 특약을 넣자고 권유했다. 특약 보험료가 비싸지 않아 그녀도 흔쾌히 동의했다.

 

가입 후 1년 반 정도 지난 어느 날 그 친척의 전화를 받았다. 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본인이 가지고 있던 보험의 진단비 청구 과정에서 나를 통해 가입한 종신보험은 이후의 보험료 약 5000만원 정도가 납입면제 되었다. 처음 설계사로 일할 때 보험과 사랑에 빠진 기억이 난다. 살면서 보험금 탈 일이 없어야 가장 좋지만, 보험금이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모습을 보면 안심이 되었다. 지금까지 보험설계사로 일하게 만든 큰 이유다.

 

세상에는 수많은 보험 상품이 있고 그 안에는 더 많은 숫자의 보장 항목이 있다. 보험은 한 마디로 피보험자가 자신의 위험을 회사에 전가하는 것이다. 회사는 그걸 공짜로 받아줄 수 없으니 그 대가로 계약자에게 돈, 즉 보험료를 받는다.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실효가 되는데 이는 회사가 더 이상 당신의 위험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런데 더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는데도 보장이 유지된다면 이보다 큰 혜택이 있을까? 이것이 바로 보험 상품에 들어있는 납입면제로, 생명사나 화재 손보사 대부분 보험엔 기본적으로 납입면제 기능이 들어있다.

 

납입면제란 말 그대로 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생명사의 납입면제와 화재 손보사의 납입면제는 기본적으로 약관상 차이가 있다. 생명사의 납입면제는 보험료 납입기간 중 동일한 재해 및 재해 이외(질병으로 해석) 의 동일한 원인으로 ‘장해 분류표’에 따라 신체 합산 장해 50% 이상의 상태가 되었을 경우 이후의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쓰여있다.

 

화재나 손보사는 합산장해율이 50%가 아닌 80%다. 수치상으로는 아마도 피부에 와닿지 않을 듯 해 예를 들어보자면, 위암으로 위 전체를 절제하면 장해율을 50%다. 한쪽 팔이나 다리를 절단하면 60%, 사고나 질병으로 치매(CDR 3점 이상) 는 60%, 영구 투석은 75%에 해당한다. 2003년 4월 이후 생손보 동일한 장해 분류표를 채택하고 있어 기본 납입면제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이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보험 상품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납입면제 외에 *대 질병 납입면제 특약 부과가 가능한 보험 상품이 있으니 가입 시 이 점을 주의하여 살피는 것이 좋다.

 

보험은 경제 안정과 상호부조의 정신을 실천하는 현대적인 장치의 하나로, 납입면제야말로 보험이 가진 본질적인 측면을 설명하기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쪽의 이익만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고 또한 모든 사람을 비슷한 정도로 만족시키는 일 또한 불가능하다.

 

개인이 100개의 보험을 들었다 해서 내게 닥친 위험의 모든 경우의 수를 막을 수도 없다. 보험이 세상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해 발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보험 하나 없이 산다는 건 어쩌면 미지의 땅에 무방비로 착륙한 것과 같고, 소비자도 보험을 알아야 적절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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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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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결국 영업정지…모든 계약 5대 손보사로 이전

MG손보 결국 영업정지…모든 계약 5대 손보사로 이전

2025.05.14 16:52:47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에 대한 신규영업 정지처분을 시작으로 정리절차를 본격 추진합니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보험계약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 동조하면서 '가교보험사'를 활용한 '계약이전'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열린 제9차 정례회의에서 MG손보에 대해 신규 보험계약 체결 등을 금지하는 영업일부정지 처분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정지기간은 오는 15일부터 11월14일까지 6개월입니다. 이 기간 신규 보험계약 체결과 기존 보험계약 내용변경은 정지됩니다. 다만 MG손보는 보험료 수령, 보험금 지급 등 기존 보험계약 유지·관리 업무는 종전과 동일하게 수행하며 기존 MG손보 계약자의 지위도 변함없이 유지됩니다. MG손보 정리작업은 MG손보 보유 보험계약을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에 이전하는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이 과정에서 보험계약의 복잡성으로 전산통합 등 계약이전 준비까지 1년이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MG손보 보유 보험계약은 3월말 기준 151만건에 달하며 이 중 90% 가량이 질병, 상해보험 등 조건이 복잡한 장기보험상품으로 구성돼 있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합니다. 계약이전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기존 보험계약 유지·관리가 필요한 만큼 예금보험공사가 가교보험사를 설립하고 한시적으로 보험계약을 가교보험사로 이전·관리하는 방안이 채택된 배경입니다. 금융위는 "가교보험사를 활용한 계약이전은 다른 대안에 비해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1차정리(가교보험사로 이전)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계약을 인수해야 하는 보험사들 입장에서도 계약이전을 위한 여러 합의에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계약이전 참여부담이 다소 경감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5대 손해보험사는 MG손보 청·파산이 이뤄질 경우 보험산업 신뢰가 크게 저하되는 등 업계 전반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자율적인 검토과정을 거쳐 계약이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부연했습니다. 가교보험사의 목적은 5개 손보사로 계약이전을 준비하는 것이므로 예금보험공사와 5개 손보사가 가교보험사 임직원 추천, 파견, 경영방침을 공동 결정합니다. 예금보험공사와 손보사들은 이달하순 '공동경영협의회'를 열어 가교보험사 설립·운영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MG손보 정리는 MG손보 보험계약자를 최우선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추진됩니다. 보험계약자는 개인 121만명, 법인 1만개사입니다. MG손보 보험계약자가 보유한 보험계약은 보장내용, 만기 등 조건변경 없이 가교보험사로 이전되며 5대 손보사로 최종 이전 역시 조건변경 없이 진행되므로 현재 보장내용 등이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금융당국은 강조합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2~3분기 중 가교보험사로 1차 계약이전, 2026년 4분기 중 최종 계약이전이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는 "신규영업정지 처분 이후 가교보험사가 정상운영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금융위, 금감원, 예보 등 관계기관 중심으로 MG손보의 업무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가동할 것"이라며 "MG손보 보험계약자들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조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3년 설립된 MG손보는 2018~2022년중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을 받았지만 이행하지 못했고 그 결과 2022년 4월 금융위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습니다. 금융위는 그간 MG손보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3년동안 영업정지처분을 유예했습니다. 수차례 공개매각 시도에도 적합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매각은 무산됐고 그 사이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상태는 지속적으로 악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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