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교보생명(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신창재)이 고령의 치매환자가 보유한 금융자산 이른바 '치매머니' 문제해소를 내세워 선보인 '평생안심신탁'이 출시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아 100호계약을 돌파했습니다.
교보생명 평생안심신탁은 가입자가 평상시에는 일반 금융계좌처럼 자유롭게 이용하다 중증치매나 중증질환으로 스스로 일상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의료적 진단을 받으면 사전지정된 후견인이 대신 신탁계좌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계약현황을 보면 여성가입자가 76%로 남성(24%)보다 많습니다. 연령대는 70대(51%)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60대(23%), 80대(18%), 50대(8%) 순입니다.
계약금액은 1억원 이하가 79%에 달합니다. 1억~5억원 미만(17%), 5억~10억원 미만(3%), 10억원 이상(1%)이 뒤따랐습니다. 계약잔고는 평상시 수시입출금 가능해 유동적으로 변동됩니다.
평생안심신탁 100호 계약자(60대후반 남성)는 "친구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계좌에서 현금인출이 막혀 가족이 큰 어려움 겪는 것을 지켜봤다"며 "평생 모은 재산을 잃지 않기 위해 현금을 모두 안심신탁 계좌에 맡기기로 결심했다"고 계약 이유를 전했습니다.
교보생명이 평생안심신탁을 출시한 것도 이같은 사례에 배경을 두고 있습니다. 치매나 중증질환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된 65세 이상 고령자의 금융계좌가 동결돼 자금을 활용할 수 없는 치매머니 규모는 17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국내총생산(GDP)의 6.9%에 해당합니다.

더 큰 문제는 병원·간병비 등 예기치 못한 지출이 급증하는 노후에 치매머니로 돈줄이 묶이면 그 가족은 자금을 활용할 수도 없고 결국 상속세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현금유동성이 줄어 내수가 위축되고 사회적 손실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국보다 20년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치매머니가 240조엔(한화 2300조원) 규모로 GDP의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계완 교보생명 종합자산관리팀장은 "지난해부터 초고령사회가 시작된 만큼 금융회사도 서둘러 다양한 서비스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교보생명은 지난해 7월 종합재산신탁 사업에 본격 진출한 이후 보험금청구권신탁·유언대용신탁 등 맞춤형 신탁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교보생명은 앞으로도 맞춤형 종합재산신탁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고령층이 직면한 재산관리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