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최이레 기자ㅣ올해 들어 주가 수익률이 부진한 테슬라를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시각과 낙관적인 기대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그동안 주가를 짓눌렀던 오너 리스크 등을 해소하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종목은 테슬라로 보관금액만 약 193억1053만달러(한화 약 27조7589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111억달러) 대비 약 13조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0년 대 들어서면서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해외주식입니다. 그만큼 주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최근 성적은 부진하기만 합니다.
연초 이후 이달 1일까지 테슬라 주가는 26.04% 떨어지며 주당 280.52달러(약 40만3248원)로 내려앉았습니다. 지난해 12월18일 기록한 52주 최고가인 488.54달러(약 69만9345원)와 비교하면 낙폭은 74.15%에 이릅니다.
이는 뉴욕증시 주요 대형 성장주 그룹인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M7)'와 비교해도 저조한 성과입니다. 올해 들어 이들 빅테크 기업 주가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이 가운데서도 테슬라 하락폭은 가장 컸습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 부진에 대해 최고경영자(CEO)의 정치활동을 포함해 이에 따른 유럽발 불매운동, 전기차시장 경쟁심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전망도 어둡습니다. 지난 3월 JP모건은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135달러(약 19만3253원)에서 120달러(약 17만1780원)로 하향조정했고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130달러(약 18만6095원)로 제시했습니다. 두 목표가 모두 현 주가 수준 대비 50% 이상 낮은 가격입니다.
특히 월가의 유명한 '테슬라 낙관론자'인 웨드부시증권 역시 지난달 초 테슬라 12개월 목표 주가를 기존 550달러(약 78만7325원)에서 315달러(약 45만923원)로 50% 가까이 낮췄습니다. 이는 현 주가 수준보다는 높지만 상승 여력이 축소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우려는 1분기 실적을 통해 일부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22일 공개한 1분기 실적에서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 및 판매 대수가 각각 36만3000대, 33만7000대로 전년동기 대비 16%, 13%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본업인 전기차시장에서 고전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도 9%, 66% 감소한 193억4000만 달러(약 27조8012억원), 4억 달러(약 5750억원)를 기록, 외형성장이 둔화됐습니다.
반면 국내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재료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테슬라 에너지 사업 부문의 성장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저가형 전기차 모델 출시 ▲오는 6월 자율주행 로보택시(사이버캡) 오스틴 시범 운영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연말 생산 개시 등이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임혜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낮아진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며 "로보택시와 저가형 모델이라는 변곡점이 다음 실적 발표 전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하기 보다는 당분간 주가 강세가 나타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부진은 기발표된 판매 대수 감소를 통해 예측됐고 주가에도 선반영돼 왔다"며 "CEO 정치 활동이 곧 축소되고 저가형 모델 출시와 로보택시 운행, 옵티머스의 공장 배치도 예정대로 진행되는 바 주가 회복의 단기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신차 성과와 AI 기술 진전, 적용 애플리케이션의 확대가 장기 주가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