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국내에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등의 작품으로 헝가리 소설을 알린 크러스너 호로커이 라슬로(Krasznahorkai László)가 20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현지시간) "종말론적 두려움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그의 강렬하고 선구적인 전작(全作)에 상을 수여한다"며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1954년 루마니아 국경 근처 헝가리 남동부 작은마을인 줄러에서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1985년 '사탄탱고'로 데뷔해 1989년작 '저항의 멜랑콜리' 등으로 명성을 쌓았으며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세계는 지속된다', '서왕모의 강림', '라스트 울프' 등 6개의 작품이 국내에는 알마 출판사에서 번역·출간되면서 헝가리 현대 소설의 현주소를 한국 독자들에게 알렸습니다.
'사탄탱고'는 1994년 벨라 타르 감독에 의해 7시간 30분짜리 영화로도 만들어져 씨네필 사이에서는 유명세를 탔습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사탄탱고'로 2015년 헝가리 작가 중 처음으로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국제적 입지를 다졌고 이후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크르스너호르커이는 당시 맨부커상 시상식에서 "아마도 나는 지옥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독자들을 위한 작가 같다"고 스스로 평한바 있습니다.
한림원은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에 이르는 중부 유럽 전통의 위대한 서사 작가로 부조리와 기괴한 과잉이 특징"이라며 "그러나 그의 작품에는 그보다 더 많은 요소가 있으며, 더욱 사색적이고 정교하게 조율된 어조를 채택해 동양을 바라보기도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한림원은 2020년대 들어 루이즈 글릭(미국·시인)을 시작으로 ▲2021년 압둘라자크 구르나(탄자니아·소설가) ▲2022년 아니 에르노(프랑스·작가) ▲2023년 욘 포세(노르웨이·작가) ▲2024년 한강(대한민국·작가)에 이어 올해 크러스너호르커이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면서 남성과 여성이 해마다 번갈아 가며 수상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6억4000만원)와 메달과 증서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