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어르신들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금융사기피해 때문에 걱정되시죠?”
“네, 걱정이 되죠. 최근 들어 이벤트 참여하라며 주민번호를 묻는 연락이 자주 와요”
지난 14일 라이나생명의 시그나사회공헌재단이 서울 서대문구 우리마포복지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펼친 ‘금융사기 예방과 대책’ 특강 강사인 최유재 시그나사회공헌 전문위원의 질문에 대한 어르신들의 대답이다.
최근 카드고객정보유출사건 때문인지 특강 시작 20분전부터 강의실은 빈 좌석이 몇 개 남아있지 않았다.
강혜정 시그나사회공헌재단 차장은 “오래전부터 기획한 이번 특강은 최근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어 교육하기에 좋은 기회이다”며 “금융사 예방교육 목적은 더러 상품판매가 뒤따르는데, 시그나재단은 순수하게 금융사기 예방과 대책을 위한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은 먼저 어르신들이 가장 취약한 전화금융사기에 대해 강의를 시작했다. 전화금융사기는 흔하게 일어나는 금융사기로 고전적인 수법이지만 아주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특히 보이스피싱의 피해사례를 동영상으로 보니 여기저기서 ‘아휴’, ‘어머어머’, ‘저런’이라는 공감의 탄식이 이어졌다. 실상 내용을 보니 우리생활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최유재 위원은 “전화금융사기의 유형에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며 “보호형, 보상제공형, 협박형, 의무부가형 중 특히 보호형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또는 정부기관을 사칭해 사기사건에 연루됐으니 보호해주겠다고 꼬드겨 개인정보를 얻어내는 경우가 많다고. 최 위원은 “상대적으로 믿을만한 곳을 사칭하니 깜빡하면 속아 넘어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직접 겪은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우체국직원이라고 연락이 와서 누군가 내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해서 사기를 범해 경찰서에 고발을 했으니 개인정보를 알려달라고 하기에 처음엔 알려주려다 ‘아차’싶어서 전화를 끊었다”면서 “곧바로 경찰서라면서 전화가 왔는데도 모른 채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최 위원의 대처에 어르신들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최 위원의 이야기를 들은 한 어르신은 “만약 나였으면 속아 넘어갔을 것 같다”면서 “경찰서에서 전화 온 것만으로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후 금융정보 노출사건에 대한 의문사항은 OX퀴즈 형식으로 함께 풀며 특강을 이어갔다. 퀴즈에서 배운 예방내용은 다시 한 번 간략하게 알기 쉽도록 정리했다.
최 위원이 소개하는 금융사기 피해 대처방안으로는 ▲은행에 이체했을 경우 신속히 거래은행에 지급정지 요청 ▲개인정보를 알려줬을 경우 은행에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해 2차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 위원은 최고의 비법 하나를 소개했다. 아무리 조심해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니 가급적 전화를 빨리 끊어버리라는 것. 그는 “의심스런 전화가 오면 ‘일 없다’고 딱 잘라 말해야 한다”며 “그들은 우리의 취약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들으면 들을수록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오늘 당장 은행에 가서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알아보고, 마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도 바로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신청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특강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얼마 전에도 지방에 사는 시누이가 전화로 금융사기를 당할 뻔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알고 있어도 당하는 게 금융사기기 때문에 이번 교육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번 특강에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