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겨울이 본격 시작되는 11월을 앞두고 모피를 찾는 여성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모피는 복부인 패션의 대표로 50대 이상이 주된 고객층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20~30대 젊은 여성들이 모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백화점의 모피 매출을 연령대별로 살펴본 결과, 50~60대 이상의 매출 구성비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30~40대의 매출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20대 여성 매출도 꾸준히 늘며 모피를 구매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최근 젊은 감각의 모피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젊은 여성들이 패션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갖춰 겨울용 코트 대신 모피를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연령대별 모피 매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의 매출은 20~30%에서 18~26%대로 떨어졌다. 반대로 40대의 경우 지난 2014년 26%에서 2016년 30%로 가장 많이 늘었고, 같은 기간 20~30대도 1%p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올해는 특히 유색 모피 수량이 많아졌다. 롯데백화점 영(Young)모피 디자인 수는 평균적으로 작년보다 139% 증가했으며, 유색 모피 물량의 경우 지난해보다 평균 40% 늘었다.
백화점이 유색 모피 수량을 이 같이 증가시킨 이유는 기존 블랙 컬러 모피보다 저렴한 유색 모피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핑크, 코발트 블루 등 유색 모피 가격은 100만~200만원 가량 낮다. 여기에 가죽, 등 다양한 소재와 함께 제작된 모피가 지속적으로 등장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과거 모피하면 코트를 떠올렸던 고객들이 최근 베스트, 머플러, 숄, 키링 등의 악세서리로 시선을 돌리며 변형 모피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들 제품은 정장은 물론 청바지 등 평상복에도 잘 어울려 젊은 여성 고객층의 모피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컨대, 전체 코트가 모피로 된 것이 부담스럽거나 모피에 첫 입문하는 경우 모피 베스트(조끼)나 머플러 등의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다.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밍크 코트의 가격이 부담될 때도 여우털, 양털, 라쿤털을 이용하거나 천연 모피가 아닌 인공소재의 모피인 에코퍼(Eco fur)로 가격을 낮춰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에코퍼는 천연 모피만큼 보온성이 뛰어나면서 컬러와 디자인이 다양해 20~30대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평균 500만~600만원대를 호가했던 모피가 최근엔 150만원대인 중·저가 상품부터 300만원대가 주를 이뤄 가격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겨울 외투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패딩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모피 구매가 늘어난 요인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모피를 보유한 고객도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유색 모피를 추천한다”며 “일반 모피보다 가격은 30% 수준에 보온성을 겸비한 것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겨울철 본격적인 모피시즌을 맞이해 40대 이하 젊은 고객층과 접점을 높이기 위한 브랜드 기획도 확대했다. 원피 가격이 낮아지면서 스타일에 중점을 둔 '나우니스', '르보', 안나리사' 등 캐주얼 모피 브랜드를 대거 선뵀다. 젊은 감성의 신규 모피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젊은 여성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영(Young)모피와 모피 악세서리 브랜드 수를 작년보다 9배 증가시켰다. 기존에 입점돼 있는 '진도모피', '국제모피', '근화모피' 등의 브랜드는 전체 스타일 수 대비 유색 모피의 비중을 높이면서 베스트의 구성비도 늘렸다.
오는 11월에는 모피 브랜드 할인 행사도 진행된다. 롯데백화점은 창립행사를 기념해 모피 브랜드를 50~60%까지 할인 판매하며, 지난 27일부터 진도모피, 국제모피 등의 브랜드와 협업한 베스트 등의 기획 상품을 최저 100만원부터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1월 2일까지 강남점에서 '트렌디 모피 페어'를 연다. 행사장에 진도, 동우, 윤진모피 등 대표 모피 브랜드와 사바띠에 캐티랭, 나우니스 등 캐주얼 모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클래식 모피 브랜드보다 캐주얼 모피 브랜드를 강화해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임채용 신세계백화점 여성클래식팀 팀장은 “모피제품의 색상, 디자인 등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과거 중년 사모님의 비싼 외투라는 인식에서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외투로 변신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이례적으로 감각적인 캐주얼 브랜드를 선봬 낮은 연령대의 고객 수요 잡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