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수정 기자] 두 달이 넘게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분양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 가격이 장기간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본지 2019년 1월 10일자 <서울 아파트값 계단식 하락 계속...9주째 내리막> 기사 참조) , 정작 하락폭 자체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분양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2018년 12월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44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0.30% 상승한 수치다. 지난 2017년 12월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 증가폭이 전년 대비 4.09%인 것에 비해 두배 넘게 상승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분양가 역시 직년연도 동월대비 10.69% 증가한 반면, 2017년 11월 증가폭은 4.51%을 기록했다.
특히, 이사철인 10월에도 2017년은 전년대비 2.77% 상승에 그쳤는데, 지난해는 전년 동월보다 12.74%나 증가했다. 무려 4배가량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대해 백광일 HUG 연구위원은 “예년에 비해 지난해 4분기 서울 평당 분양가가 많이 오른 것은 맞다”며 “다만, 지난해 12월은 강북지역 물량이 포함되지 않아 평균 분양가 결과치가 높게 나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여름까지 서울 지역 매매가 상승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서울 표준집값 상승률은 20.7%로 집계 이래 최고치를 보인데 반해 지난 11월 2주부터 최근까지 나타난 하락폭은 약 0.5% 정도로 미미하다”며 “설사 하락률이 반영이 된다고 해도 (신규 아파트 분양가)하락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는 서울 집값을 견인하는 강남4구뿐만 아니라 강북지역의 집값 초강세도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동대문구 래미안크레시티(전용면적 121㎡)는 2017년 4분기 7억 49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12억 5000만원)에 무려 5억원이 상승된 가격으로 거래됐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전용 59㎡)도 2017년 4분기 8억 3000만원대였던 매매가가, 지난해 동시기에는 12억 8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며 4억 5000만원가량 값이 뛰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18년은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지역도 큰 상승세를 보인 해였다”며 “분양가 상승은 시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여기서 분양가 급등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지금보다 더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백 연구위원은 “정부 규제책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분양사들이 사업성이 확실한 강남권 위주로 분양하는 동향을 보이면서 평균 분양가는 더 오를 것”이라며 “강북 같은 경우 재고 주택 위주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