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 연구개발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현대모비스가 생산·물류 등 전사 각 사업부문에도 AI 기술을 접목한다. 품질향상과 비용절감, 고객 만족도 제고 등 경영혁신을 이루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모비스는 AI로 품질 불량을 검출해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생산현장에 적용한다고 5일 밝혔다. 이와 함께 외부 환경 변화를 학습해 AS부품의 수요를 예측하는 AI 모델 개발에도 성공해 상반기 안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전사적인 차원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기술의 한계로 발생했던 비효율적인 측면들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가 쌓이면 스스로 학습해 발전하는 AI 기술의 특성상 더욱 진화된 AI 모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지난해 초 사내에 빅데이터팀을 신설하고 현업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이와 같은 데이터 분석 기술을 모두 독자 개발했다. ICT 기업이 아닌 자동차 부품기업이 맞춤형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별도팀을 운영하는 것은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 AI 기술로 불량 검출, 품질·업무효율성 향상…글로벌 사업장 확대 적용
현대모비스는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품질 불량을 검출해내는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첨단 전장부품 공장인 진천공장 내 전동식 조향장치용 전자제어장치(MDPS ECU) 생산라인에 적용했다.
전자제어장치(ECU)는 전자식 부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수많은 작은 소자들을 삽입해 만든다. 특히 전자장치인 ECU는 숙련된 기술자가 육안으로 검사를 하고 기능 상 이상이 없는지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이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보고 AI 컴퓨터가 제품을 정확하게 판별해 낼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샘플들을 학습시켰다. 알고리즘은 현재도 98% 이상의 판별률을 보이고 있지만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완벽하게 제품을 판별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개 라인에 적용돼 있는 이 알고리즘을 올해까지 5개 라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같은 전자장치를 생산하는 중국 천진 공장 등 글로벌 생산 거점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 외부변수 학습해 AS부품 수요예측 모델 적용…고객만족도 극대화
현대모비스는 AS부품 수요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외부요인을 학습해 수요량을 예측하는 모델 개발에도 성공해 상반기부터 활용할 방침이다. 계절이나 날씨, 운전자의 주행 습관, 차량 운행 대수, 차종별 점검시기 등이 이러한 외부요인에 속한다.
현대기아차의 AS부품을 책임 공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단종된 차량을 비롯해 244개 차종의 270만개에 달하는 대단위 AS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국 4개 물류센터와 22개의 부품 사업소, 1200여 개 대리점 등 대규모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지만 품목의 수가 워낙 많아 재고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1년간 소요될 AS부품 수를 예측해 미리 부품을 확보해 오고 있다. 하지만 외부 영향에 민감한 일부 부품의 경우 수많은 변수들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부품의 수요예측을 더 정확히 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는 물론 향후 예상되는 외부요인들을 AI 컴퓨터로 분석해 수요 예측 정확도를 대폭 개선했다. 온도 변화로 인한 제동부품의 마모율 변화를 학습한 머신러닝 모델이 기상청의 기후관측 데이터를 미리 반영해 제동부품 수요를 예측하는 식이다.
수요 예측 모델의 정확도가 올라가면 물류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AS부품의 적기 공급을 통해 고객만족도도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생산과 물류를 비롯해 품질, IT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쳐 맞춤형 AI 기술을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상화 현대모비스 IT기획실장은 “각 사업 부문별로 기술의 한계 때문에 발생했던 비효율적인 부분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각 현업부서별로 개선 사항들을 취합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AI 기술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경영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