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 비빔면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찬물에 헹군 면에 빨간 양념장을 골고루 비벼, 오이와 계란까지 올리면 금상첨화다. 여름철 면 시장의 절대강자인 비빔면에 쫄면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올 여름 라면업계 빅 5사가 쫄면을 선보이면서 때아닌 ‘쫄면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작년 오뚜기와 풀무원을 시작으로 농심, 삼양라면, 팔도가 쫄면을 내놨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라면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계절면이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작년 오뚜기와 풀무원이 각각 ‘진짜쫄면’과 ‘생면식감 탱탱비빔쫄면’을 선보이면서, 약 200억원대 쫄면 시장이 새롭게 형성됐다.
이에 나머지 3개 라면 식품사도 올해 초, 차례로 쫄면 제품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고소하고 바삭한 튀김 후레이크를 더한 ‘튀김쫄면’을, 농심은 도토리를 함유한 ‘도토리쫄쫄면’을 선보였다. ‘비빔면’으로 계절면 시장 1위를 달리는 팔도도 ‘쫄비빔면’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작년 쫄면 시장에서 약 160억원 가량 매출을 올리며, 쫄면 강자로 떠오른 오뚜기는 최근 ‘와사비쫄면’을 추가로 출시해 인기 굳히기에 나섰다. 풀무원은 작년 출시한 ‘생면식감 탱탱비빔쫄면’ 판매에 좀 더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라면업계가 잇따라 쫄면 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쫄면 시장이 새로 형성된 블루오션인 데다가 계절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만해도 여름은 팔도 ‘비빔면’ 독주체제였다”며 “한 철 장사라는 인식 때문에 타사들은 봄·가을·겨울 국물라면에 주력하고, 여름철은 자연스럽게 쉬어간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름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도전해야 하는 시장으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계절면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불과 3년전만 해도 계절면 시장은 약 900억원으로 추산됐지만 2017년에 1000억원대를 처음 돌파하고, 작년에는 1300억원대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을 공통의 시장 성장 배경으로 손꼽았다. 냉면, 쫄면, 비빔면 등 소비자들이 각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계절면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
특히 작년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양냉면’ 이슈가 냉면 제품 전반의 판매량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고, 쫄면 제품이 새롭게 출시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밖에 여름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길어지면서 국물면 보다 계절면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 건면 등 독특한 식감 구현이 가능해진 것 등이 함께 계절면 시장 성장을 이끈다는 분석이다.
한편, 쫄면이 새로운 종류의 ‘매콤 비빔면’으로 떠오르면서, 기존의 ‘비빔면’ 아성이 주춤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팔도측은 “간혹 계절면 시장 성장으로 비빔면 시장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다”며 “작년에 비빔면 출시 이후 최초로 판매 1억개를 돌파했고, 매출도 약 30%씩 꾸준히 성장중이다”고 위기설을 일축했다.
다만, 시장이 커지면서 비빔면도 반사이익을 받고 있다고 보고, 비빔면의 브랜드를 다양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새콤·매콤·달콤의 비빔면 특유의 3개 키워드를 각각 제품으로 발전시킨 것.
예컨대, ‘미역초무침면’으로는 새콤한 맛을, 최근 선보인 ‘괄도네넴띤’으론 매콤한 맛, 쫄면과 비빔면 중간의 식감이 특징인 ‘쫄비빔면’으로는 달콤한 맛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